[전경련 국제자문단 첫 회의] "미, 한국 배제한 대북경협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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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 리콴유(李光耀)전 싱가포르 총리 등 전경련 국제자문단 행사 참가차 내한한 해외 정.재계 인사들은 2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본행사인 1차 회의를 갖고 '21세기의 세계' 라는 주제로 주제발표 및 토론을 벌였다.

키신저 박사는 '21세기 미국과 아시아' 란 주제발표에서 "미국이 대북협상에서 남한을 배제한 비밀협상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하고 또 국제적 고립을 막는 방안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리콴유 전 총리는 '기로에 선 한국' 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기존 한국의 재벌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경쟁력 없는 사업 정리 ▶수익성 위주의 기업문화 정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무조건적인 재벌해체가 이상적인 것만은 아니며 오너 위주의 경영방식 탈피와 능력 있는 경영자 확보 등 재벌개혁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세지마 류조 고문은 금융.통화불안,에너지.식량 문제 등 산적한 국제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유엔.세계무역기구.세계은행 등 각종 국제기구를 통일해 '세계 경찰기구' 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사토 미쓰오 전 아시아개발은행 총재는 아시아 금융위기 원인이 정경유착이나 족벌주의 또는 통화가치 하락 때문이 아닌 '자본수지 위기' 라고 진단했으며 머리스 스트롱 세계은행총재 고문은 환경보전 노력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회장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위험노출에 대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미야자키 이사무 전 일본 경제기획청 장관은 21세기 일본과 한국의 과제로 ▶경제 재건 ▶자유무역 체제 확립 ▶통화 안정 ▶환경 자원문제 공동대응 등을 추진할 것을 제시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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