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땅에서 이룬 신화' 핸드볼 푸대접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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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명승부를 치른 올림픽 여자 핸드볼 선수들에 대한 국민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싸운 모습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비인기 종목으로 설움을 겪어 왔던 핸드볼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네티즌 문모 씨는 "초긴장 상태에서 지켜본 그들의 경기는 올림픽 경기 중 최고였다. 그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며 "핸드볼이 언제 하는지도 어떤 팀이 있는지도 관심 없었지만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핸드볼 경기장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도 "다음 아시안 게임 때는 절대 외로운 경기를 하지 않도록 '핸드볼 보러가기' 까페와 클럽을 만들고 한명이든 100명이든 모여서 구경가고 응원하고 소리지르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네티즌들의 요구도 거셌다. 박모 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간절히 부탁 한다"며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협회 관계자들이 핸드볼이 부흥하길 바란다면, 그리고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게 운동하는지 한다면 정부에 강력히 요청해 달라. 경기를 보면서 눈물이 앞을 가려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윤모 씨는 "올림픽 기간 내내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 땀방울에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며 "일시적인 관심이 아닌 여자 대표 선수들에게 꾸준히 작게나마 후원하고 싶다. 방법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홍모 씨는 이번 승부를 계기로 "여자 핸드볼도 프로팀을 만들어 육성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 모두 100대 기업에 핸드볼 팀 창단하라고 게시판에 글을 씁시다"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의 신화 이후 10개가 넘던 여자 핸드볼 실업팀은 IMF(국제통화기금)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당장 돈이 없는데다 그나마 비인기종목이어서 핸드볼 팀을 꾸려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현재 한국의 여자 핸드볼 팀은 효명건설.대구시청 등 5개뿐이라고 한다. 금메달을 딴 덴마크는 핸드볼이 국기 종목이고 클럽 수만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번 여자 대표팀의 은메달은 거의 맨 땅에서 이룬 신화였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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