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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미국에선 어떤가] 시청률 25%…안방극장 '정복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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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미국 TV에서 영화(16.3%)다음으로 많이 방영되는 게 시트콤(14.7%)이다. 하지만 프라임 타임(밤8시~10시)에 방영되는 프로의 대부분은 영화가 아닌 시트콤이다. 드라마는 이미 순위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사실 시트콤은 미국 TV의 '정복자' 라고 할 수 있다. 4개 공중파 방송사를 통해 1주일에 50편 가까운 시트콤이 방영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시청률 20위권에 드는 프로 중 시트콤은 8개나 된다. 1위에 오르는 시트콤의 시청률은 25%선. 미국에서만 약 2천5백만명의 시청자가 보는 셈이다.

광고료는 30초당 약2만5천달러(약3억원). 프로그램당 40만달러(약48억원) 가량의 광고수입을 올리고 있다.

미국에서 시트콤이 이처럼 각광받는 장르로 부상한 것은 낮은 제작비와 높은 시청률이란 경제적인 측면 때문만은 아니다.

탄탄한 내용을 갖출 수 있는 연기자와 작가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 게 근본적인 이유다.

수많은 코미디 클럽에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코미디언들이 시트콤의 연기자로 등장한다.

또 이들은 중심 작가의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클럽에서 실제 관객을 상대로 쌓은 '스탠딩 코미디' 의 경험과 풍부한 소재를 십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주 1회 방영(30분물 4편)이라 작가진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도 좋다.

에피소드 당 작가료도 적게는 1만7천달러(약2천만원)에서 많게는 1백만달러(약12억원)까지 이른다.

미국 시트콤의 역사는 50년. 매회 다른 상황을 설정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추에이션 코미디' 의 줄임말인 시트콤의 모태가 된 것은 라디오쇼다.

시트콤의 전신이라 불리는 RCA TV의 버라이어티 쇼(39년 첫 방영)가 라디오쇼를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아이 러브 루시(I Love Lucy)' (51년 방영)가 처음으로 관객 앞에서 공개 녹화로 진행되며 지금과 같은 형식을 갖추게 됐다.

요즘은 만화 형식으로 제작한 '심슨네 가족(Simpsons)' 을 비롯해 모든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피제이스(PJ' S)' 등 다양한 형식이 시도되고 있다.

또 소재 면에선 전통적인 가족 이야기부터 외계인이 등장하는 시트콤까지 천차만별이다.

국내에선 '코스비 가족 만세' '못 말리는 부부(Mad about You)' 등이 방영돼 인기를 끌었으며 케이블 채널인 '동아TV' (CH34)에선 인기 시트콤 '프렌드' 의 4부 시리즈(월~목 오전11시10분.밤10시, 재방영 토~일 오후3시10분)를 방영 중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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