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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영화 '네오무비' 제작이사 조영호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인터랙티브 무비(Interactive Movie). 풀이하자면 '쌍방향 영화' 가 될 것이다. 관객(네티즌)이 영화 속 인물과 스토리 전개과정에서 몇 차례의 중요한 선택을 함으로써 그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줄거리와 결론이 도출되는 영화를 이른다.

이 신개념의 '영화혁명' 이 한 여성의 힘으로 막 이 땅에서 개화하기 시작했다.

영상벤처업체 '네오무비' 의 제작이사 조영호(27)씨가 그 주인공. 조씨는 지난 6월 이미 영화감독 지망생이던 자신의 꿈을 '영호프의 하루' 라는 16㎜ 디지틀 영화에 담아 인터넷상에 띄워 개봉 15일만에 30만명의 네티즌이 접속케 하는 등 인터랙티브 영화의 개척자로 자리를 굳혔다.

이같은 용어를 처음 만들었을 뿐더러, 그 결과 세계 기네스협회로부터 이 분야 '세계 최초' 라는 인증을 부여받기 위해 현재 검증단계에 있다.

" '저예산 독립영화를 보다 대중화할 수 없을까' 하는 궁리 끝에 나온 결과입니다. 두 번이나 일반 극영화를 만들다 과도한 제작비 때문에 실패를 맛본 뒤 새로운 출구를 찾는 과정에서 문득 인터넷의 쌍방향성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 그래서 지난해부터 독립영화판의 친구들을 끌어 모아 인터랙티브 영화 제작에 매달렸고, 첫 작품 '영호프의 하루' 의 반응이 좋자 투자자(무한기술투자)가 나서 곧 두번째 작품 '뱀파이어 블루' (http://www.neomovie.com)의 개봉(30일 예정)을 앞두고 있다.

"용어는 어렵지만 원리는 간단해요.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인생극장' 이란 TV프로그램을 상상하면 쉽습니다. 같은 인물이 어떤 상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1백80도 인생이 달라지듯, 영화의 결론도 네티즌이 몇개의 주요 대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요. 처음엔 두 가지로 나뉘었다 거듭 증폭(멀티스토리)되면서 나중엔 8가지의 다른 결론이 나오기도 합니다. "

편당 1~3억원 정도의 저렴한 제작비와 제작과정에 네티즌이 관여할 수 있다는 점외에 인터랙티브 영화의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디지틀 작업으로 필름값이 저렴하고 현상비도 안든다. 또한 인터넷이란 단일 매체를 활용할 수 있어 마케팅 비용 등 추가경비도 없는 실정. 제작 수준이 높아지면 키네코(비디오 필름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일) 작업을 통해 일반 영화관에서의 상영도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넷 '속도' 와의 전쟁. 전송속도가 더딜 경우 화면이 꺽이고 사운드가 이지러지는 등 하드웨어적인 문제가 없지 않다.

다행이 최근 인공위성 인터넷 등 최고 10mbps의 초고속 전송망이 설치돼 기술적 난제들도 서서히 해결될 조짐이어서 전망은 밝은 편. 지금 웬만한 PC방에는 모니터상 전체 화면으로 충분히 볼 수 있다는게 이씨는 자랑이다.

"아직은 경제성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영화 방식 자체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요. 영화와 관련된 인터넷 광고로 적자를 메우고 있는 실정이지만, 'N세대' 들의 폭발적 증가를 감안하면 인터랙티브 영화는 분명 21세기 영화유통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 조씨의 당찬 자신감에서 지식혁명의 해법이 읽힌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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