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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최후까지 테러로 맞서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러시아에 최후까지 테러로 맞서겠다. " 체첸의 이슬람 반군 지도자 바사예프(34)가 12일 결사항전을 선언해 모스크바를 긴장시키고 있다. 바사예프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테러를 위한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갖고 있다" 며 "모스크바 시민들은 조심하라" 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바사예프는 러시아연방보안부(FSB)로부터 최근의 모스크바 연쇄 폭탄테러사건 배후로 지목돼 온 인물. 모스크바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 테러는 이번 전면전을 불러 일으킨 직접적 불씨가 됐다.

러시아가 체첸과의 협상을 거부한 것도 강경파인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바사예프는 지난 95년 러시아 남부 부됴노프스크의 병원에서 1천5백여명을 붙잡아 인질극을 벌인 테러전문가. 최근에는 러시아군과의 교전에서 친동생까지 잃어 감정적으로도 매우 흥분해 있는 상태로 전해진다.

농업연구소 중퇴후 컴퓨터 판매업을 하던 바사예프는 91년 러시아 비행기를 공중납치하면서 처음으로 지명수배 명단에 올랐다. 지난 93~96년 러시아.체첸 1차전쟁에서는 마스하도프 현 대통령과 함께 전쟁을 지휘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96년 8월 러시아와 평화협정 체결을 계기로 틈이 생기기 시작, 이듬해 대선에서는 경쟁자로 맞섰다.

온건노선으로 전환한 마스하도프는 '러시아 보호 아래 자치' 를 내걸어 대통령에 당선됐고, 바사예프는 즉각적인 독립을 주장하다 참패했다. 바사예프는 이후 이슬람 원리주의자를 규합해 이슬람평화유지군을 결성, '체첸-다게스탄이슬람공화국 건설' 을 외치며 세력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지나친 강경노선과 무자비한 테러, 외국인 살해로 바사예프는 안팎에서 궁지에 몰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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