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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회장 거취 막판 조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중도 퇴진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맡을까.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서의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 거취 문제를 둘러싼 막판 조율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손병두(孫炳斗)전경련 부회장은 그동안 수렴해온 재계의 의견을 정리, 8일 金회장에게 그 결과를 보고하는 한편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金회장은 대우그룹이 위기에 빠지면서 '회장직 수행이 어렵지 않겠는가' 라는 여론이 끊이지 않자 지난주 孫부회장에게 "재계 의견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겠다" 며 의견수렴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孫부회장은 1주일간 전경련 고문단.회장단 등으로부터 의견을 취합했으며 이날 오후 金회장에게 "전경련 회장직을 계속 맡아주길 바란다" 고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당장 후임자가 마땅찮다는 점 등을 들어 유임토록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金회장이 이 의견을 받아들일 경우 최소한 내년 2월 전경련 정기총회까지는 중도 사퇴설은 수그러들고, 金회장은 회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金회장은 대외업무만 맡고 재계 내부의 의견 조율과 전경련 운영 등 실무는 孫부회장이 끌고가는 '사실상의 이원체제' 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재계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金회장이 스스로 회장직을 그만둘 것이란 추측도 끊이지 않아 아직 결과는 유동적이다.

재계에서는 金회장이 빅딜(대기업간사업교환)추진과정 등에서 불거진 재계 갈등의 당사자인데다가, 대우의 존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재계를 대표하는 자리를 맡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또 金회장 자신이나 재계 의견과는 무관하게 최근 정부.채권금융단 등에서 대우차 국유화론과 金회장의 대우회장 조기 퇴진설 등이 제기되는 상황이라 제대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선 金회장의 유임 여부와 상관없이 손길승(孫吉丞)SK회장.나웅배(羅雄培)전 총리.김준성(金埈成)이수화학 회장 등 '정부와 껄끄럽지 않은 비오너 출신' 이 후임을 맡게 될 것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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