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열린마당] 안쓰는 목발 기증하려니 보건소에선 제도 타령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얼마전 발목을 다쳐 목발을 사용하다가 낫고 나니 이 목발이 필요없게 됐다. 집 한쪽 구석을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된 목발을 그냥 두기도 그렇고, 딱히 처분할 만한 곳도 없어 보건소에 기증하기로 했다.

전에 어떤 보건소가 목발이나 휠체어.건강기구 같은 것을 기증받아 구민들에게 다시 무상으로 대여해준다는 방송보도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인근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기증이 가능한지 물어보았다. 보건소 담당자가 전화를 받더니 잠시 후 상급자를 바꿔줬다.

상급자라는 사람도 "잘 모르겠으니 구청 사회복지과로 연락해 보라" 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하지만 구청 담당자 역시 그런 제도가 없으니 연락처와 이름만 알려주면 추후에 장애인협회 같은 기관에서 필요하다고 할 때 연결해 주겠다고 했다.

결국 잠재적으론 목발을 기증한 셈이지만 언제 연락이 와 목발을 기증하게 될지 알 수가 없다. 보건소가 건강기구를 빌려준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다른 보건소도 이를 따라 활용해볼 만할 텐데 아직까지는 그런 유연함을 갖고 있지 못한 듯하다.

박호근 <학생.서울 동대문구 제기1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