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바마 효과’ 지구촌 화해의 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갈등 관계였던 미국과 러시아, 경쟁 관계였던 러시아와 중국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유럽을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이틀간의 일정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회담 등이 예정돼 있다. 클린턴 장관을 수행 중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이란이 (핵 개발 중단)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어떻게 국제 제재 조치에 참여할 수 있을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러시아를 향해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은 ‘골칫거리’인 이란의 핵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선 이란과 경제·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의 협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란이 자국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국제 사찰을 수용한 것도 러시아가 제재 동참 의사를 밝힌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미국은 보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달 말 이란이 남부 쿰 지역에 있는 제2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자 “상황 변화 가능성이 없을 경우 국제적 제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혀 제재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전까지는 이란의 핵 개발을 허용할 수 없지만 유엔의 추가 제재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메드베데프의 발언 이후 이란은 사찰을 받아들이기로 입장을 바꿨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란 핵 문제 외에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 협력, 전략 핵 감축 방안, 최근 미국이 철회 의사를 밝힌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계획 등에 대해서도 클린턴 방문 기간 중 추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방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3일 35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사회간접자본 및 건설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 부총리는 “양국이 이 같은 대규모 경제협력에 합의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양국이 맺은 협정에는 러시아 가스프롬이 중국에 천연가스를 장기 공급하는 대신 중국이 대규모 금융 지원을 하는 ‘가스 빅딜’도 포함돼 있다.

유철종·김한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