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태원'야구철인' 등극…623경기 연속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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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철인' 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고였다. 고인 눈물 사이로 비친 녹색의 그라운드도 지난 5년간 흘린 그의 땀방울로 촉촉히 젖은 것 같았다.

쌍방울 최태원 (29) 이 국내 프로야구의 새로운 '철인' 으로 등극했다. 최는 18일 삼성과의 대구경기에 출장함으로써 6백23경기 연속출장 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기록은 김형석 (전 삼성) 이 갖고 있던 6백22경기. 미국의 칼 립켄 주니어 (볼티모어 오리올스.2천6백32경기) 나 일본의 기누가사 (은퇴.2천2백15경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사를 빛내는 대단한 기록이다.

최의 길고 험난한 레이스가 시작된 것은 95년 4월 16일. 이후 95년 1백25경기, 96년 1백26경기, 97년 1백26경기, 98년 1백26경기에 출장했으며 18일 출장으로 올시즌 1백20번째 경기를 치렀다.

95년 시즌 최다안타 (1백47개) 를 쳐내기도 했던 최의 가장 큰 적은 크고 작은 부상이었다. 수비위치도 부상의 위험이 많은 2루수였기 때문에 최는 시즌 내내 '부상과의 전쟁' 을 벌여야 했다.

96년 왼쪽 손목부상, 97년 팔꿈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최의 투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최는 부상을 이겨내고 97년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운동장에서 쓰러질지언정 나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 는 최는 타석에서도 불같은 투지를 보인다.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최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다.

이승엽.이병규 등 화려한 스타들의 그늘에 가려졌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경기장을 지켜온 '조용한 영웅' 최태원. 최는 올시즌 12경기를 남기고 있어 6백35경기 연속출장 기록으로 시즌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진필중 (두산.47세이브포인트) 과 구원왕을 다투는 임창용 (삼성) 은 팀이 5 - 3으로 앞선 8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 대망의 50세이브포인트 (13승37세) 째를 올렸다.

한화 - LG의 잠실경기와 두산 - 현대의 수원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18일 전적

▶대구

쌍방울 000 200 100│3

삼 성 040 100 00×│5

[승]노장진 (14승8패)[세] 임창용 (13승37세4패)[패] 성영재 (5승2세14패) [홈]김기태 (2회2점) 신동주 (2회1점.이상 삼성) , 강민규② (7회1점.쌍방울)

성호준.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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