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3년연속 10승 의미] '믿음가는 선발'보증수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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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가까스로 체면유지는 했다. 박찬호는 에이스 케빈 브라운 (16승7패).대런 드라이포트 (13승13패)에 이어 팀내 세번째로 10승 고지에 올랐다. 선발 4인방 가운데 이스마엘 발데스 (9승14패) 를 제친 성적이다.

그러나 발데스가 방어율 3.69를 기록하면서도 승운이 따르지 않은 데 반해 박 (방어율 5.69) 은 최근 4승을 올리는 동안 평균 4점을 내주고 승리하는 행운이 따랐다. 방어율을 고려할 때 박의 올해 성적은 팀내 3위가 아니라 4위다.

97년 14승, 98년 15승으로 2년 동안 팀내 최다승을 기록했던 박은 올해 2년계약이 끝난다. 팀에서 제시하는 조건이 탐탁지 않을 때는 연봉조정을 신청할 자격이 있다. 그 경우 조정위원회는 박의 요구액 또는 팀의 제시액 가운데 하나로 연봉액을 결정한다.

절충은 없다. 만일 박이 연봉조정 신청까지 간다면 이번 '3년연속 10승 이상' 이라는 타이틀이 큰 도움이 된다.

박은 이날 승리로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 라는 상징적 의미를 확인해주는 보증수표를 받은 셈이다.

올해 연봉이 2백30만달러였던 박은 시즌 초 다년계약을 하자는 구단의 제의를 거절했다.

그러나 '발차기 사건' 등 이미지 실추와 간신히 10승을 올린 성적으로는 연봉의 수직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은 시즌 초보다 다소 적은 액수에 다년계약을 하거나 5백만~6백만달러 정도에 1년연장 계약을 할 전망이다.

박의 10승은 삭발 (8월 19일) 이후 4연승을 거두며 따낸 것이라는 데서 행운이라기보다는 정신적 무장 때문이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박은 삭발 이전까지는 6승10패로 형편없는 성적이었으나 이후 4연승을 거둬 10승10패로 균형을 맞추게 됐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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