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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프랑스 파리 NIE대회 참관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삶을 위한 신문 읽기!' 지난 5~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 (WAN) 의 제3회 NIE 대회에서는 32개국 NIE 전문가 1백58명이 바로 이 주제를 둘러싼 경험과 대안을 나누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중국.파키스탄이 참가했다.

노르웨이. 독일. 미국. 스위스. 영국. 호주 등 서구 선진국들 외에 아프리카의 감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탄자니아, 중동의 터키. 레바논. 요르단 등 신문을 21세기 교육의 열쇠로 삼으려는 각국 전문가들이 공동관심사와 방법을 모색했다.

이번 대회의 핵심 과제는 '전쟁.살인.섹스 등 다루기 어려운 문제들을 NIE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 영국 벨파스트 텔레그래프지의 제니퍼 오렐리는 각각 신교와 구교로 나뉘어 오랫동안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실시 중인 상호이해 교육을 소개했다.

이 지역 학생들의 97%가 종교에 따라 완전히 분리된 채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며 편견에 휩싸이기 십상.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우선 양측 학생들이 매달 한 차례씩 함께 신문을 만들며 서로 뉴스퀴즈를 내고 읽기통장 등 독서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토록 한다.

또 신문사를 견학할 때도 양측에서 각각 한 학급씩 동시에 도착하도록 유도한다.

서로 다른 종교를 믿는 학생들이 함께 활동하면서 상대측을 이해할 기회를 줌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NIE전문가 베티 설리번 박사는 컬럼바인 고등학교의 총기사건과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둘러싼 미국의 NIE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했다.

이처럼 교사와 학부모들을 곤혹스럽게 만든 폭력적 선정적인 문제들이 신문에 보도될 경우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펜실베이니아신문협회 산하 NIE위원회의 지침은 전세계 교사와 학부모들이 널리 참고할 만하다.

▶부정적인 뉴스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라. 예컨대 처참한 화재에 대한 기사는 화재 예방과 긴급사태에 대비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안전교육의 기회로 삼는다.

▶학생들이 독자투고하도록 격려하라. 특히 신문이 어떤 문제를 보도하는 방법이나 내용에 불만족스러워할 경우 학생들 스스로 더 나은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토록 한다.

▶불행한 사태가 생겼을 때 뭔가 보람있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도록 유도한다.

▶교사나 학부모가 다루고 싶지 않은 문제에 대해 학생들이 토론하고 싶어한다면 공개적으로 토론하기 곤란한 이유를 설명하라. 무작정 막기보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주 곤혹스럽다" 고 말한다.

한편 한국 대표로 참가한 본지 김경희 (金敬姬) 기자는 코소보 사태에 즈음해 3회 연속 중앙일보 NIE지면에 실었던 평화교육 방법을 소개해 열렬한 박수갈채와 함께 계속해 더 많은 NIE 자료들도 교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 세계신문협회 (WAN) 란 : 1948년 전세계 신문발행인들이 창립한 기구. 현재 93개국 1만5천개가 넘는 신문사와 17개 통신사 대표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은 WAN 본부이사. 지난 91년 NIE위원회가 생겼으며 95년부터는 2년마다 NIE국제대회를 연다. 오는 2001년 NIE국제대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 계획.

파리 =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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