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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CD 100만장 판매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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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청소년 뿐 아니라 30대 이상의 직장인에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컴퓨터 게임 '스타크래프트' CD의 판매량이 조만간 1백만장을 돌파한다.

지난해 출시돼 돌풍을 일으킨 이 게임은 현재까지 95만장 정도 팔려 이달 말이나 10월 초쯤 한국 게임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 셀러' 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던 게임은 '커맨드 앤드 컨쿼 - 레드 얼러트' 로 약 15만장을 기록했다.

흔히 '스타크' 로도 불리는 이 게임은 지난해 미국 컴퓨터 게임업체 블리자드사가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테란.프로토스.저그라는 세 종족 간의 전투를 다룬다.

이용자는 이중 한 종족을 선택, 다른 종족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어내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3백만장 정도 판매됐는데 이중 3분의 1이 한국에서 팔린 셈이다. 이 같은 인기 때문에 지난달에는 블리자드사의 폴 샘스 부사장이 한국을 방문, '감명' 을 받고 돌아갔다.

이 게임이 이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잘 짜여진 시나리오와 뛰어난 그래픽 성능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게임 이용자끼리 네트워크 상에서 대결을 펼치는 '배틀' 기능이 우수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사용자끼리 대결할 때마다 상황이 달라져 전투 방법을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게임 운영이 가능하다.

스타크래프트는 단순히 게임업계에서만 신화를 만든 것이 아니다. 게임방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 현재 전국적으로 6천5백개로 추산되는 게임방은 모두 스타크래프트에 힘입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게임방에서는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한 즉석 배틀이 이뤄지고 있다. 이 게임 한국 판매사인 한빛소프트측은 스타크래프트가 만들어낸 경제적 효과는 게임방 임대료.컴퓨터.게임CD.가구 등 모두 합쳐 3조원 가량 된다고 주장한다.

이 게임 덕분에 프로게이머라는 신종 직업도 생겼다. 한 달에 3~4차례 열리는 대회에 출전, 상금을 받아 생활하는 이들은 청소년들에게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스타급 게이머인 신주영.이기석씨 등이 게임을 벌이면 수많은 팬들이 찾아와 환호를 보낸다.

청소년뿐 아니라 직장인의 여가 문화도 바꿔놓았다. 스타크래프트 배틀을 즐기는 것은 이제 당당한 취미로 발전했다. 또 PC통신과 인터넷에는 스타크래프트의 각 부족을 '연구' 하는 모임인 '길드' 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도 개발됐다. T셔츠.시계.인형.배지 등의 캐릭터 상품에서부터 10여종에 달하는 관련 서적, 스타들의 게임 장면을 담은 비디오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직장마다 사내 네트워크를 이용, 이 게임을 벌이는 직원을 단속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점이나 한국 게이머들이 외국인들과 게임에서 다소 매너없는 행동을 보여 지탄의 대상이 된다는 점 등은 이 게임이 남긴 부작용이란 지적이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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