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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욕심따르면 표잃는다' 김추기경, 국회찾아 충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수환 (金壽煥) 추기경이 10일 정치권에 따끔한 훈계를 했다.

'평화를 위한 국회 종교의원 모임' 에서다.

金추기경으로선 국회에서 첫 강연이다.

金추기경은 먼저 "마음을 비우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눈앞의 욕심과 당리당략을 따르다 보면 표를 잃는다" 고 경고했다.

강연이 계속되면서 의원들은 계면쩍은듯 고개를 숙였다.

金추기경이 "국민이 '평화로운 국회' 라고 느끼게끔 서로 이견이 있더라도 멱살을 잡거나 충돌하지 말아달라" 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金추기경의 강연 마지막은 "남북 평화통일 이전에 우리 이웃간에 화해와 협력을 이뤄야 한다" 고 정치권의 화해를 촉구하는 메시지였다.

40분간 강연이 끝난 뒤 김영진 (金泳鎭. 국민회의) 의원.김현욱 (金顯煜) 자민련 사무총장.김형오 (金炯旿. 한나라당) 의원 등 참석한 의원 30여명은 '평화국회를 위한 10가지 제언' 을 채택했다.

▶국회 내에서 폭언.실력행사를 하지 않는다 ▶진실만을 말한다 ▶정당한 비판은 하되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은 삼간다 ▶사회자의 권위를 존중한다 ▶국회 내의 발언은 인내를 갖고 경청한다는 다짐이 포함돼 있었다.

한편 金추기경이 준비한 원고에는 신당 창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부분이 있었으나, 강연 때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원고에는 "요즘 내년 총선을 의식해 신당 창당 또는 당의 결집 등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런데 쏟는 정신과 노력, 힘이 나라를 위한 것인지 불투명하다" 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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