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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고대 '안시성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새야새야 무당새야 안시성에 가지마라

샛바람이 부는것이 눈동자를 가릴러라

친정살이 좋다더니 고초당초 더맵더라

비단백필 짜내다가 남의존일 한단말가

- 고대 '안시성가'

고구려와 당나라의 안시성 전역 (戰役) 은 동양 고대의 대전쟁이었다.

또한 그것은 한민족의 투쟁력이 최고도로 발휘된 대승리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수나라 문제.양제의 고구려 침략으로 나라가 망하기에 이르렀고 안시성싸움 뒤에는 당태종의 죽음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태종이 적장 양만춘의 싸움솜씨에 탄복해 비단 1백필을 선물로 남기고 퇴각했으니 그 풍류적 기개만은 멋지다.

여기 '안시성가' 의 무당새는 한반도.중국 동북부.시베리아 남부에 있는 종달새다.

행여 그 새가 샛바람 타고 날 적에 양만춘이 쏜 화살에 태종의 눈이 가릴까 걱정하는 노래인데 어느새 노래 뒷부분은 부녀자의 시름이 채워진다.

옛시절의 무당새가 근대 갑오 농민전장에는 파랑새로 바뀌는데 감회가 있어야겠다.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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