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회장 구속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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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우여곡절 끝에 9일 청구되자 검찰청 주변엔 긴장감이 감돌았고 현대측은 해외 신인도 추락 등을 우려했다.

9일 오전까지도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 간에는 견해차가 말끔히 가시지 않은 분위기.

박순용 검찰총장은 "경제적 측면도 고려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 라고 언급했고 임휘윤 (任彙潤) 서울지검장도 "오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불구속을 의미하진 않는다" 고 귀가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반면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우리는 그대로 간다" 며 구속입장을 고수. 이훈규 특수1부장은 이같은 의견을 여과없이 전달했고 이 때문에 서울지검 임양운 3차장은 오전 예정됐던 브리핑을 앞두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며 브리핑을 연기.

이날 오후 4시20분쯤 서울지법에 도착하면서 웃는 표정이었던 이익치 회장은 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서울지법 박형남 (朴炯南)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실질심사에서 당당한 목소리로 자신의 혐의내용을 부인한 李회장은 의견진술 기회를 얻자 감정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훔치며 "IMF로 실직한 우리나라의 가장들에게 주식을 통해 돈을 벌게 해주고 싶었는데…" 라고 흐느꼈다.

李회장은 실질심사가 끝난 뒤에도 한참동안 법정에 앉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영장발부 여부를 기다리기 위해 서울지검으로 향했다.

이수호.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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