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열린 용인.광주보선…투표율 저조, 여야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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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는 9일 치러진 경기도 용인시장, 광주시 남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용인의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구범회 (具凡會) 후보를, 광주에선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정동년 (鄭東年) 후보를 직접 낙점했다.

그만큼 중앙당 차원의 관심이 높았던 선거다.

이번 보선이 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 용인시장 = 투표율은 역시 30%대에 머물렀다.

비록 고양시장 보선 (23%) 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개표는 국민회의 예강환 (芮剛煥) 후보와 한나라당 具후보.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학규 (金學奎) 후보의 3파전으로 진행됐다.

인지도에서 앞선 金후보의 표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芮후보와 具후보는 자연부락과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표를 받았다.

한나라당 李총재측은 이웅희 (李雄熙) 의원의 탈당까지 감수하면서 내려보낸 具후보가 패배할 경우 당내 비주류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부담스러워했다.

국민회의에서는 이번 선거를 사실상 총지휘한 한화갑 (韓和甲) 총장 쪽의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 광주시 남구청장 = 국민회의는 겉으로 느긋한 표정을 보였다.

"당선엔 문제가 없다" 는 종합 보고가 현지에서 올라왔다.

그러나 속으론 표밭의 이상징후가 상당히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30%를 간신히 넘긴 투표율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투표율은 47.5%였다.

그만큼 정치 불신과 무관심이 심각해졌다는 얘기가 된다.

더 섬뜩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후보를 직접 내려보냈는데도, 이에 대항하는 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당했다는 점이다.

국민회의 관계자는 "국민회의 깃발만 들고 나오면 된다는 법칙이 내년 총선에선 통하지 않게 될 것 같다" 고 말했다.

이정민.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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