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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치회장 사법처리 진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 (李勳圭 부장검사) 는 8일, 전날 소환한 현대증권 이익치 (李益治.55) 회장을 상대로 이틀째 철야조사를 벌여 혐의사실을 상당부분 확인했으나 사법처리 수준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서울지검 임양운 (林梁云) 3차장 검사는 이날 오후 "李회장이 처음에는 부인으로 일관했으나 수사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면서 "그러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현재 말할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은 9일 오전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당초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손병두 (孫炳斗)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이날 "李회장을 불구속 수사하고 경영인들에 대한 출국금지조치를 해제해야 한다" 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으며 31개 증권사 사장단은 9일 李회장 구명을 위한 탄원서를 검찰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李회장 구속 불가론' 도 수사팀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박순용 (朴舜用) 검찰총장이 주재한 대검 간부회의에선 "경제적인 고려보다는 투명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자" 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현대중공업.현대상선이 주가조작 혐의로 지난 2월 금융감독원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현대증권이 자신의 개입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두 회사 관계자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실무자에게 허위진술을 하도록 유도한 현대증권 관계자를 조만간 소환, 조사키로 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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