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요리] 갓난아기 변비달랜 키위이유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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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변비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르죠. 갓 태어난 아이가 변을 보지 못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땐 엄마의 마음이 어떻겠어요. "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사는 김소연 (30) 씨는 갓난 민경이의 변비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태어나면서부터 변을 볼 때마다 "끙, 끄 - 응" 소리를 내던 민경이를 보며 처음엔 변을 가린다고 신기해했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 2개월이 지나 모유를 떼고 분유를 먹이기 시작하면서 민경이의 '변신호' 는 좀더 요란해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초보엄마 김씨는 병원으로 쫓아가 약을 먹였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출산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다시 출근해야 할 때가 가까워지자 엄마의 마음은 더욱 분주했다. 게다가 맞벌이라 아이를 부산 친정에 떼어놓고 와야 하기에 안타까운 마음은 더했다.

"민경이를 가졌을 때 변비로 한동안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친구가 임산부에게 좋다며 사다준 키위를 먹고 덕 (?) 을 본 것이 기억났어요. " 김씨는 곧바로 키위를 강판에 갈아 민경이에게 먹이기 시작했다. 며칠이 지나자 민경이의 외침은 수그러들었고 변의 단단함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국산업안전공단으로 다시 출근하기 시작한 김씨는 얼마 뒤 친정어머니로부터 민경이의 변비 기운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자신이 '배변의 쾌감' 을 느끼듯 기뻤다고 전한다.

민경이가 이유기 (6개월)에 접어들면서 카스텔라 가루를 넣은 키위이유식을 개발해 친정어머니께 알려주었다.

야채.과일 이유식도 시작한 요즘도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키위이유식을 먹인다. 최근 김씨는 자신의 체중을 줄이는데 키위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민경이 출산으로 불어난 몸을 결혼전 수준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것.

식사때마다 키위 2~3개로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는데 1주일만에 2㎏정도 감소효과를 봤단다.

[만드는 법]

◇ 재료 (1회 분량) =키위 반개, 카스텔라 50g

◇ 조리 순서 = ①말랑말랑한 키위를 골라 껍질을 깨끗하게 벗겨 강판에 간다. ②체에 걸러 과즙만 모은다. (아이의 월령에 따라 거르지 않고 바로 먹여도 된다. ) ③카스텔라도 체에 곱게 간다. ④키위과즙과 카스텔라를 잘 섞어 아이에게 천천히 먹인다. (카스텔라 양으로 점도를 조절해 아이 월령에 맞춘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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