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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상향식 공천'] 與 '살아남기' 백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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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최근 국민회의 당직자의 주례보고 석상에서 "내년 총선에서는 과연 이것이 민주정당의 공천이구나라고 할 만큼 전례없는 모범을 보이겠다" 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金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앙위원회에서도 "공천 등 당내의 의사결정에는 모든 당원의 자유로운 의견이 수렴되도록 하라" 고 지시했었다.

동시에 원내활동.선거구민의 신망.당선가능성의 3대 공천원칙도 제시했다.

여권은 이같은 '상향식 공천' 가능성 시사에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출마 희망자는 고위층의 '심기' 관찰에 고정시켜왔던 안테나를 되돌려 지역구 주민과 당원.대의원의 마음잡기에 여념이 없다.

◇ 지역구 활동 전념 = 15대 총선 때 서울에서 낙선했던 K전의원은 최근 지역구의 등산.낚시버스가 출발할 때마다 버스에 오른다.

반드시 '내곁에 있어 줘' 라는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K씨는 정부 산하단체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출근시간 (오전 8시)에 앞서 오전 4시30분부터 지역구 골목길을 누비며 인사를 한다.

물갈이설에 잔뜩 움츠러든 호남의 지역구 활동은 더 치열하다.

전북지역 C의원은 5일 지역구의 한 고교가 서울에서 열린 고교야구 결승전에 진출하자 전세버스 10여대를 동원, 응원단을 실어날랐으나 폭우 때문에 경기가 연기됐다.

지역구 상가 (喪家) 를 도는 수준은 옛날 얘기가 됐다.

다른 호남지역의 한 의원은 지역구의 건물.아파트 공사현장을 돌며 "지역구 주민의 안전을 위해 튼튼히 지어달라" 고 인사를 한다.

미술.서예전, 병원.상점 개업 등 무차별로 지역구를 훑는 호남 의원들의 모습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 대의원 물갈이 = 경기지역 K의원은 신당 발족과 함께 대대적인 대의원 물갈이를 준비하고 있다.

내건 명분은 '신당에 걸맞은 지구당의 환골탈태' . "지역구 신망을 받는 인사들을 대거 수혈할 것" 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물갈이를 계획하는 위원장은 적지 않다.

지역 내에서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인사들이 당사를 드나드는 것을 차단하고 새 인물을 대거 수혈,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상향식 공천에 대비해 '내사람' 을 많이 배치해두겠다는 계산도 담겨있다.

◇ 영입파 의원 지역의 신경전 = 서울 중랑을.동작을, 의정부, 하남 - 광주, 부평을 등 영입파 의원과 전 위원장이 경합 중인 곳에선 치열한 물밑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영입파 의원들은 "당원 명부조차 받지 못했다" 고 불만을 토로 중. 반면 전 지구당위원장들은 사조직을 통해 당원.대의원 관리를 계속하고 있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M전의원은 최근 자신이 관리하는 산악회를 3만명 규모로 확대개편했다.

K전의원도 1천여명의 핵심 당원으로 구성된 산악회 행사를 수시 가동 중이다.

◇ 국민회의 방침 = 한화갑 (韓和甲) 사무총장은 5일 "미국식 예비선거제도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 면서도 "상향식 공천의 의미를 살리는 공천방법을 연구 중" 이라고 밝혔다.

대의원대회에서 2명의 후보로 압축, 중앙당에서 최종 낙점하는 '절충형' 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훈.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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