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청약 '안전하게 고수익'은 옛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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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공모주 투자는 더이상 '무조건 남는 장사' 가 아니다. 종목을 잘못 고르면 손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규 상장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14개사중 애경유화.백산 등 7개사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올들어 공모주 관련 제도가 바뀌면서 투자위험이 커진 것이 원인이다.

'수요예측' 이란 제도가 도입되면서 공모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결정되고 있다. 반면 주간 증권사가 일정 기간동안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시장 조성의무' 는 폐지됐다. 이제는 모든 것이 투자자의 책임이란 말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공모주 청약을 하기 전에 해당 회사의 내용을 미리 잘 알아봐야 한다.

◇ 종목별 주가 = 디씨엠의 경우 공모가격은 4만5천원이었으나 3일 주가는 3만50원에 그쳤다.

금액으로는 주당 1만4천9백50원, 수익률로 따지면 무려 33.2%의 손해를 본 셈. 조아제약도 수익률이 마이너스 25.3%를 기록했으며 백산도 마이너스 17.5%였다.

반면 3개 종목은 수익률이 1백%를 넘었다. 새롬기술은 공모가가 2만3천원이었던 반면 3일 주가는 5만2천9백원으로 무려 1백3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와이티씨텔레콤.시공테크도 수익률이 각각 1백17.5%와 1백17.1%나 됐다.

현대중공업은 주가가 한때 7만3천8백원까지 갔다가 현대그룹 주가조작 발표가 나오면서 5만9천5백원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 투자 요령 = 상장이나 등록 첫날의 주가를 보면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될지 대략 예상해볼 수 있다. 첫날 주가가 공모가 보다 약간 높은 정도라면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첫날 주가가 공모가 보다 훨씬 높다면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주가가 불안하다면 아예 상장이나 등록 첫날에 팔아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신규 상장.등록한 14개사 모두 첫날에는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았다. 첫날 팔았다면 종목에 상관없이 벌었다는 얘기다.

◇ 어느 증권사가 좋은가 = 종목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증권사를 고르는 것이다. 증권사에 따라 자기네 고객들에게 자주 공모주 투자 기회를 주는 곳도 있는 반면 아예 공모주 투자 기회를 주지 않은 곳도 있다.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주식공모 7건만 따져봤을 때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27개 증권사중 건설.하나증권은 한번도 공모주 청약을 받지 않았다.

또 현대증권 등 9개사는 단 한번만 공모주 청약을 받았을 뿐이다. 반면 동양증권은 7건 모두 공모주 청약을 받았으며 대우.동부.LG증권은 7건중 6건에 대해서 청약을 받았다.

일부 증권사는 거래 실적이 많은 고객에게만 공모주 청약 기회를 주기도 한다. 금융감독원도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공모주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공모주 청약을 자주 실시하는 증권사에 가서 거래 실적을 쌓아두는 것이 좋다. 또 같은 종목의 공모주 청약이라도 증권사 마다 경쟁률이 다른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점포수가 많은 대형 증권사는 경쟁률이 높고, 소형 증권사는 경쟁률이 낮다. 공모주는 보통 이틀에 걸쳐서 청약을 받으므로 증권사별 첫날 경쟁률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 주식공모 계획 = 현재 담배인삼공사의 공모주 청약이 오는 13~15일에 예정돼 있고 10월 이후에는 코스닥 등록을 위한 주식공모도 40여개사가 준비중이다.

회사 내용을 알아보려면 공모주 청약을 받는 증권사나 주간 증권사에 가서 유가증권 발행 신고서를 살펴 보면 된다.

회사의 각종 재무제표와 향후 사업계획 등이 소개돼 있다. 담배인삼공사는 주간사가 삼성.LG증권이다. 담배인삼공사는 비교적 재무내용이 탄탄한 공기업이지만 코스닥의 경우는 회사 내용이 제각각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직원수가 10명 안팎인 조그만 회사가 있는가 하면 지난해 적자를 낸 회사도 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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