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까지 이제 한 걸음 남았다.
8회 초 승리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친 두산 고영민이 주먹을 불끈 쥐고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정규시즌 때 부상으로 부진했던 고영민은 이번 플레이오프 2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포스트 시즌 6경기 연속 안타를 쳐내며 맹활약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빠른 발과 대포로 승기=1-1로 맞선 8회 초 두산의 공격. 바로 직전인 7회 말 SK 박정권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이 돼 분위기는 SK 쪽으로 조금씩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두산에는 특유의 ‘발야구’가 있었다. 2사 후 두산 9번 타자 정수빈이 상대 세 번째 투수 정우람으로부터 볼넷을 골라 나갔다. 다음 타자 이종욱 타석. 초구에 정수빈은 2루를 훔쳤고, 5구째 정우람의 폭투 때 3루를 밟았다.
2사 3루가 되자 김성근 SK 감독은 우익수 박재홍을 김강민으로 교체하고 중견수 조동화와 자리를 바꾼 뒤 전진 수비를 펼쳤다. 그러나 6구째 이종욱의 타구는 우익수 키를 넘어 우중간 펜스까지 굴러갔다. 3루 주자 정수빈은 여유 있게 홈인해 결승점을 올렸고, 이종욱은 2루를 밟았다. 스코어는 2-1. 곧이어 고영민은 정우람으로부터 승부를 확정 짓는 좌중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전날 1차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두산은 선제 득점도 빠른 발로 만들어 냈다. 1회 초 선두 이종욱이 3루 쪽 땅볼을 때린 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돼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 이종욱은 2루 도루 때 SK 포수 정상호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고, 김현수의 2루수 앞 내야 땅볼 때 손쉽게 홈을 밟았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 팬들의 환호에 모자를 벗어 화답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SK는 8회 초 1사 후 두산이 왼손 타자 이성열을 대타로 내자 우완 윤길현을 내리고 좌완 투수 정우람을 등판시켰다. 결국 이것이 SK의 패배를 불렀다. 정우람은 이성열을 2루 땅볼로 잡았으나 2사 후 정수빈에게 볼넷, 이종욱과 고영민에게 각각 2루타와 홈런을 내줘 승부를 그르쳤다. 8회까지 던진 임태훈과 9회 1사 1, 2루에서 등판한 두산 고창성은 팀의 3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각각 승리와 세이브를 나눠 가졌다.
SK는 이날 정근우를 톱타자로 올리고 클린업 트리오로 이재원-박재홍-박정권을 배치하는 등 1차전과는 다른 타순을 선보였으나 또다시 6안타·3볼넷으로 고작 1점을 뽑아내는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인천=신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