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주가조작혐의 곧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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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전자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 (李勳圭부장검사) 는 1일 현대증권 이익치 (李益治.55) 회장이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 (증권거래법 위반) 를 포착하고 조만간 소환 조사한 뒤 사법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李회장은 지난달 21일 이후 잠적, 검찰이 소재파악에 나섰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말 李회장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김형벽 (金炯璧) 회장, 현대상선 박세용 (朴世勇) 회장, 현대중공업 이영기 (李榮基) 부사장, 현대전자 장동국 (張東國) 부사장. 강석진 (姜錫眞) 전무, 현대증권 노치룡 (魯治龍) 이사, 현대상선 朴재영 이사 등 9명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증권 李회장은 현대중공업.현대상선.현대전자 등 3개 계열사에서 2천2백억원을 끌어들여 차명계좌를 이용,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장중 접속매매 및 종가결정을 위한 동시호가 때 고가매수 주문을 내는 등의 방법으로 현대전자 주가를 주당 1만4천8백원에서 3만2천원선으로 끌어올려 현대그룹이 수천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기도록 한 혐의다.

그러나 현대측은 "현대 계열사나 대주주가 이익을 취하지도 않았고, 일반투자자 피해도 전혀 없다" 고 즉각 반발했다.

현대는 이날 '현대의 입장' 이란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가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릴 이유가 없고, 주식매입은 법에 따라 이뤄진 것인데도 이를 조작됐다고 한다면 증시에 큰 파장을 미칠 뿐 아니라 현대그룹은 물론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국가적으로 큰 혼란이 초래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7월 초 현대전자 주식을 1억원 이상 거래한 증권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확보한 증권계좌 2백25개와 현대그룹 임원 10여명 등 1백여명에 대한 기초조사를 통해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르면 6일부터 현대중공업 김형벽 회장. 현대상선 박세용 회장을 불러 주가조작 공모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현대전자 대주주인 정몽헌 (鄭夢憲). 몽근 (夢根). 몽준 (夢準) 씨 등의 관련 여부도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현대전자 주가조작 실무를 담당했던 현대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인 박철재 (朴喆在.48) 상무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상우.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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