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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유 배럴당 22달러…뛰는 유가 심상치 않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제원유가격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30일 선물시장에서 10월물 원유가격은 배럴당 22달러를 넘어섰다.

97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세계 경제회복에 따라 하반기 수요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초강세를 보이는 유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유가안정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가파른 유가 오름세 = 지난달 30일 뉴욕 선물시장에서는 10월물 원유가 배럴당 22.08달러까지 올랐다.

현물시장에서는 중동산 두바이유가 20.46달러, 브렌트유는 21.4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모두 2년여만의 최고치다.

지난 3월의 배럴당 11달러 선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유가가 이처럼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3월 합의했던 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 등 10개 회원국의 하루 2백만배럴 감산 계획이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감산 이행률은 전달 (87%) 보다 4%포인트 높은 91%에 이른다.

반면 소비량은 증가세다.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8월 20일 현재 3억1천9백83만배럴을 기록해 1주일만에 3백20만배럴이 감소했다.

여기에 아시아 및 유럽의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라 이들 지역의 올해 수요가 지난해 대비 20~30%나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유가 오름세를 자극하고 있다.

◇ 향후 유가 전망 = 영국 런던 소재 세계에너지연구소 (CGES) 는 최근 현 수준의 감산이 계속될 경우 국제 유가는 브렌트유 현물기준으로 올 하반기에 배럴당 22.50달러, 내년 1분기에는 배럴당 23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난방용 수요까지 겹쳐 국제유가가 폭등세를 기록할 것이며, 이 때문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경제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CGES는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오는 22일 OPEC 총회에서 하루 2백만배럴 증산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고유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전통적으로 감산반대를 주장해온 베네수엘라 등 일부 산유국들이 감산대열에서 이탈, 유가가 예상보다 이른 시일내 안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유가안정 방안 모색 = OPEC 회원국으로 감산에 참여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알리 로드리구즈 석유장관은 지난달 말 국제유가의 급등락이 세계경제는 물론 산유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적정수준의 유가밴드제 (price band system) 도입을 요구했다.

즉 OPEC이 적정유가 수준 (브렌트산 기준) 을 배럴당 18~20달러로 정해놓고 이를 벗어날 경우 즉시 개입해 감산과 증산을 탄력적으로 운용하자는 것. 이같은 주장은 비산유국은 물론 OPEC 내에서도 일부 공감을 얻고 있어 22일 OPEC 총회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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