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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열정 문학으로 승화…이상기著 '괴테,불멸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에서 영원한 연인 '로테' 를 그려낸 괴테는 평생 연애박사였다.

슈트라스부르크 대학에 다니던 21세 때 목사의 둘째딸 프리데리케와의 첫사랑을 시작으로 문학사가들이 기록하는 그의 굵직한 연애만도 다섯 건. 특히 73세의 나이에 19세 소녀 울리케와 석달간 사랑에 빠진 일은 마치 노년의 파우스트 박사와 꽃다운 아가씨 그레첸의 만남을 연상시킨다.

이처럼 평생에 걸친 사랑의 열정은 괴테문학의 주요한 원천. 지난 28일은 괴테 탄생 2백50주년. 때맞춰 출간된 '괴테, 불멸의 사랑' (푸른숲.8천원) 은 바로 괴테의 실제 연애담과 문학을 나란히 살피는 저작이다.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독일문학을 전공한 저자 이상기씨는 "괴테의 사랑은 지극히 문학적이었고, 이루지 못한 사랑의 한은 문학으로 승화됐다" 고

소개한다.

첫사랑 프리데리케와의 사랑은 시 '제젠하임의 노래' 를 낳았고, 베츨라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약혼자가 있는 여성 샬로테 부프를 사랑한 일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으로 옮겨졌다.

바이마르로 이주한 뒤 사랑하게 된 또 한명의 샬로테, 즉 귀족부인 샬로테 폰 슈타인에게 괴테가 10년 동안 보낸 무려 1천7백여통의 편지는 그 자체로 풍성한 괴테 문학이다.

그러나 연애의 고비마다 좌절하고, 정작 20여년의 동거를 거쳐 정식결혼을 올린 크리스치아네와의 관계에서는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지 못했던 괴테이고 보면 '행복한 바람둥이' 란 없는 듯. 부인의 사후 만난 19세 소녀 울리케에게 청혼했다 거절당한 괴테의 심경은 '마리엔바트 비가 (悲歌)' 로 남아있다.

"인간이 고통을 당하면서 침묵할 때/신은 나로 하여금 그 고뇌를 말하도록 했다//꽃이 다 지고 난 이 시점에서/다시 만나기를 희망할 수 있을까?…신들은 나로 하여금 재능있게 말하도록 하고는/나를 떨어뜨려, 땅으로 보내버렸다. "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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