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北대포동 발사 1년…남.북.미는 지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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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 을 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

최근 한.미.일 정부 쪽에서 나오는 정보는 미사일을 쏘지 않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북한은 미사일 '발사 준비' 를 늦추지 않고 있다.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 1주년 (31일) 을 앞두고 평양과 무수단 (함경북도) 쪽에서 포착된 징후는 여전하다.

미사일을 쏘기까지에는 3단계 징후가 나타난다.

▶준비 ▶준비완료 ▶발사임박상황으로 북한의 움직임은 첫단계인 '준비' 상태다.

이달에도 무수단에서 미사일 엔진 연소실험과 미사일 추적레이다 시험가동을 계속한 사실이 미군 정찰위성에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부탁한 외교소식통은 29일 "연소실험 등의 화염으로 무수단 기지 주변 풀밭이 모두 타버린 흔적도 발견된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준비단계의 심각한 흔적은 여러가지다.

우선 지난 5월 미사일 재발사의 핵심시설인 발사대를 26m에서 33m로 증축했다.

발사 때 미사일에 액체추진연료를 주입할 지상연료탱크에 '산소 - 질소' 액체연료를 미리 채웠으며 미사일을 실어 나를 열차선로를 보수 중이다.

정보누설.안전을 위해 무수단 주변의 민간인들을 안전지대로 이주시킨 상태다.

발사를 지원하기 위해 1백여명의 과학자.기술자도 발사장에 대기시켜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2단계인 '준비완료' 과정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 본체를 평양 인근 공장 (산음리)에서 무수단 발사장으로 옮기지는 않고 있다.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지 않을 것" 이라는 희망적 관측의 근거는 여기서 나온다.

여기에다 미사일은 기후.습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특정 날짜를 발사일로 못박기가 어렵다고 한다.

때문에 9월 9일 (북한 정권 창건기념일)에 미사일을 쏠 것이라는 전망은 "과학적 측면에서도 적절치 않다" 는 게 우리 당국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북한은 지금의 '준비상태' 에 최대한 긴장감을 넣어 미국으로부터 경제.외교적 실리를 얻어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민석.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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