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SBS '출발…' 정지영 아나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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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저의 가장 냉정한 모니터 요원은 엄마예요. 멘트 하나, 손놀림 하나까지 지적해 주시죠. " SBS '출발! 모닝와이드' 의 주말 진행을 맡고 있는 정지영 (24) 아나운서. 그에겐 생방송이 끝날 때면 빼놓지 않는 습관이 있다.

'숙제 검사' 를 받는 초등학생처럼 부모님이 계신 부산으로 전화를 하는 것. "친구들은 주로 '좋았다' 라는 말만 해요. 하지만 저에겐 꼬집어 줄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 98년 11월 입사니 아직 '햇병아리' 인 셈이다.

그런데도 '5시 뉴스' '임백천의 원더풀 투나잇' '출발! 모닝와이드' 등 생방송 프로를 주로 맡아 왔다. 새내기답지 않은 '당당함' 때문이다.

가령 주말에 방영하는 '출발! 모닝와이드' 를 들여다 보자. 남녀 진행자의 관계를 안다면 묘한 조화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나운서국을 책임지고 있는 손석기 국장과 아나운서국 막내인 정지영 아나운서가 나란히 앉아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아나운서실에선 책상이 이쪽 끝과 저쪽 끝이예요. '국장님 국장님' 하고 부르다가 '손석기씨' 라고 부르려니까 입이 안 떨어졌어요. " 한동안의 연습 덕인지 카메라 앞에선 그는 자신감에 꽉 차 있다.

꿈이 뭐냐고 묻자 대뜸 '8시뉴스 앵커' 라고 답한다.

"시청자에게 처음으로 뉴스를 배달한다는 사실과 침이 바짝 마르는 긴장감이 매력이죠. "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순간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얘기하기엔 뉴스라는 형식이 갑갑한 면도 있어요. " 때문에 요즘 진행을 맡고 있는 SBS 파워FM의 가요프로 '사운드 오브 뮤직' (오전 3시)에 정이 간다.

"아침 방송을 하려면 새벽 3시에 집에서 나와요. 과천에서 여의도까지 오는 동안 유키 구라모코의 피아노 곡을 주로 듣죠. 아침 방송이라 최대한 상쾌한 기분을 유지해야 하거든요. " TV에서 만나는 그의 웃음 뒤엔 작은 노력들이 숨어 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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