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학자 주강현 박사 '21세기 우리문화' 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민속학자 주강현 (44.한국민속문화연구소장) 박사가 새 천년의 우리 문화의 방향성 모색을 시도한 '21세기 우리문화' (한겨레신문사.1만원) 를 펴냈다.

저자가 진단한 지난 1백년의 한국문화 지형도는 서세동점 (西勢東漸) 해온 제국주의의 손님에 안방을 다 내준 꼴. 앞으로 전개될 초국적 자본의 지배논리를 저자의 표현에서 본따면 '21세기 문화파동' 이다.

여기서 저자는 연암 박지원 선생이 논한 법고창신 (法古創新 : '옛 것을 본받으면서도 새 것을 만들어야 함' ) 을 들고 나온다.

그 구체적인 담론테마로서 ▶에스닉 (민족주의) 붐과 세계화의 양면성 ▶우리 문화의 진지전 구축 ▶슈퍼 (큰 것) 컴플렉스 떨쳐내기 ▶문화의 지적소유권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전환 ▶진정한 전통과 진정한 잡종문화 ▶생명의 외경 - 세계관 전환모색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사안은 '우리 것' 에 대한 막연한 집착이다.

주소장은 "그것은 봉건주의 유령 같은 것이다.

'죽은 문화관' 이 '살아 있는 문화관' 을 뒤덮고 창조력을 더디게 한다면 그게 바로 왜곡 아닌가.

어쩌면 그것은 '전통의 문화권력' 일지도 모른다" 고 강조한다.

저자의 대안은 '서풍에 맞설 동풍' 의 개념. 가령 김치.온돌방.식혜.한복 등을 우리 고유의 문화산업으로 일으키는데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풍을 일으켜야 서풍과 힘의 합성논리에 의해 '제3의 길' 을 찾을 수 있을 것 아닌가.

시베리아 야생문화의 탐사로부터 시작한 저자의 여행기적 문화비평론이 가슴을 찌른다.

허의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