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디밴드 다룬 '오프 더 레코드,인디 록 파일'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젊은 욕망의 분출구 록. 도전과 저항, 그리고 다양성과 에너지로 상징되는 록은 이 시대 청년문화의 극점이다.

머리를 앞뒤로 심하게 흔들어 대는 '헤드 뱅잉' ,징징대는 기타에 헝클어진 고성을 얹은 '하드코어' , 서서 마시고 춤추는 '스탠딩 문화' .이는 해방된 욕망의 에너지가 탈주하는 그 자체로 이해된다.

80년대 한국 록의 화두가 '헤비메탈' 이었다면 90년대 한국 록의 새로운 경향과 흐름을 보여준 것은 단연 '인디 (독립 혹은 자주라는 뜻으로 인디펜던트의 줄임말)' 로 대변되는 '펑크' 였다.

펑크란 단순하면서도 파괴적인 기계음으로 기존 관습을 뒤엎을 듯한 욕망을 표현하는 장르. 인디음악 비평 모임인 '알트 바이러스' 의 멤버 장호연.이용우.최지선씨가 펴낸 '오프 더 레코드, 인디 록 파일' (문학과지성사.5천원) 은 젊은 욕망의 탈주로를 읽을 수 있는 90년대 인디 음악의 풍경을 담고 있다.

특히 '듣는' 행위와 '읽는' 행위가 별도의 차원이라도 되듯 록 음악에 대한 책이 이상하리만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오프 더…' 의 출간은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 책은 먼저 펑크가 어떻게 한국에 상륙하게 되었는 지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펑크라는 장르를 대중음악계에 전면적으로 던진 '삐삐밴드' '황신혜밴드' '어어부 프로젝트' 를 통해 기존 록 음악 관습의 단절과 새로운 문제의식을 짚어내고 있는 것. 이들을 살펴본 후 달려가는 곳이 전에 볼 수 없었던 젊은이들의 욕망과 감수성이 질펀한 홍대 앞 라이브클럽이다.

94년 7월 최초의 라이브 클럽 '드럭' 이 문을 열면서 대안적 록 음악의 진지로 태동하기 시작한 홍대앞은 '롤링스톤스' '블루 데블' '푸른 굴 양식장' 등의 라이브클럽이 속속 들어서며 밴드와 청중간의 국지적인 공동체의 장을 이뤄낸다.

3장에서 '언니네 이발관' '델리 스파이스' '노이즈 가든' 등 대표적인 인디 밴드들의 모임과 활동, 그 음악 세계를 살펴보며 마무리 짓는 이 책은 인디 음악이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 속에서 태어난 적자들인지 아니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사생아들인가를 가늠케 해 줄 것이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