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만든 역사(歷史), 시인이 지킨 역사(驛舍)…. 사진 한 장이 내 눈을 한동안 잡아 두었다. 런던의 생팬크라스 역에 설치돼 있는 시인 존 베처먼의 동상이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듯 찍은 지난주 중앙SUNDAY(132호) 3면의 사진이다. ‘과거와 현재는 공존할 때 아름다웠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설명하듯 1873년에 만들어진 생팬크라스 역은 외형은 그대로 둔 채 내부의 편의시설만 현대화해 2007년 다시 문을 열었다. 130여 년의 시간이 공존하는 공간인 셈이다. 시인이 어떤 노력으로 생팬크라스 역을 지켜냈는지 기사만으로는 알 수 없었지만 마치 “시간이란 건 소중한 거야”라고 지금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 같다. 재창조란 이름으로 도심의 이곳저곳을 파헤치고 뒤집고, 그럴듯한 의미로 포장한 현대식 재창조를 보며 우리에게 새것은 과거에 없던 것이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아람(31회사원서울 은평구 불광동)
외교 아카데미 기사 보도 집념노력 느껴져
지난주(132호)의 외교 아카데미 관련 기사를 읽고 감탄했다. 2년 전 중앙일보가 대한
민국 외교의 취약성에 주목해 외교 아카데미를 제안한 데 그치지 않고 이번에 중앙
SUNDAY가 그 결실을 보도한 것이다. 꾸준히 추적하고 파고들어 보도한 집념과 노
력이 느껴졌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중앙일보가 부단히 ‘잽’을 날려 준 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대한민국도 외교에 관해서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될, 무척이나 커다란 성과라고 생각한다.
국가를 움직이는 것은 정치인들만이 아니며 국민도 발 벗고 나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고 믿고 있다. 그 국민을 위해 정부와의 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 준 중앙일보와 중앙
SUNDAY가 믿음직스럽기까지 하다. 앞으로도 중앙일보와 중앙SUNDAY는 더 많은, 그리고 올바른 제안을 아끼지 말고 언제나 움직이는 언론이 돼 주기 바란다.
김기락(34회사원경기도 광명시 광명 1동)
음악가의 애틋한 사랑 슈만루트와 잘 버무려
중앙SUNDAY와 함께 주말의 새벽을 밝히는 S MAGAZINE은 문화와 예술 전반의 컨템퍼러리한 소식과 주목할 만한 이슈들을 전달해 줘 ‘신문’을 넘어 ‘잡지’로서의 생명력을 얻고 있다. 사이좋은 한 쌍의 조각상이 인상적으로 대문을 장식한 132호 역시 파리에서 개인전을 연 무라카미 다카시를 인터뷰한 ‘세계 미술 권력을 만나다’와 최홍규 쇳대박물관장의 이야기를 전한 ‘이경희 기자의 수집가 이야기’ 등 의미 있는 연
재 꼭지가 많아 유익했다. 메인 이슈 ‘슈만의 길에서 만난 사랑’은 가슴이 트이는 큼직한 사진들을 싣고 슈만 루트에 대한 소개를 슈만 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함께 버무려 내 잔잔한 감동을 줬다.
다만 기자가 직접 독일을 방문·취재해 쓴기사였던 만큼 기자 나름의 시각과 감상이
좀 더 담긴 ‘르포식 기사’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이현도 (22학생서울 광진구 자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