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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아파트로…'전세 낀 투자'늘고 분양·경매도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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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돈이 아파트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달 들어 수도권 중개업소마다 전세를 낀 아파트를 사려는 '투자목적' 의 수요자들이 크게 늘고 있으며 아파트 분양권시장과 경매시장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물량은 달리고 값은 오르고 있다.

이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 때문이며,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심리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가 주택 2가구만 있어도 세금 감면혜택이 주어지는 임대주택사업이 가능토록 규정을 완화함에 따라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전세 낀 아파트 수요 급증 = 컨설팅 회사에 근무하는 손성호 (孫聖鎬.30) 대리는 최근 분당에 있는 주공아파트 2가구 (16, 19평형) 를 샀다.

孫씨는 "앞으로 아파트 값이 오를 것으로 판단, 전세를 끼고 집 2채를 샀다" 고 설명했다. 16평형의 값은 6천8백만원이었으나 전세 4천5백만원에 주택은행 융자를 보태니 실제 들어간 돈은 9백만원이었고, 19평형 (매매값 8천5백만원, 전셋값 6천만원, 융자 1천5백만원) 도 1천만원 밖에 들지 않았다는 것.

부동산정보 서비스업체인 부동산114가 지난 16일부터 3일간 수도권 소재 1천개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아파트 구매자 성향' 을 조사한 결과 전세가 들어 있는 상태로 아파트를 사려는 투자목적의 수요자 비중이 30~40%로 올 봄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아졌다.

특히 서울 일원.잠원.서초동 등 강남지역과 분당 신도시.고양시 화정지구 등 교통이 편리하고 전셋값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아파트 구입 문의자의 50~60%가 전세 낀 물건을 찾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분양권.경매시장도 활기 = 아파트 분양권 시장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값이 오름세이고 거래도 활발하다.

특히 입주가 임박한 지역에서는 매물이 나오는 대로 소화되고 있는 실정. 다음달 입주 예정인 대치동 효성아파트 33평형 분양권 시세는 지난달보다 1천만~2천만원이 올랐고 용인 대진2차 아파트도 지난달보다 2천만원이 상승했으나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경매시장도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말 서울지법과 동부지원에 열린 세차례의 경매에서만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 아파트만 23건 60억원어치나 됐다.

경매에 처음 나온 새 물건에도 투자자들이 몰려 서울 암사동 시영아파트 13평형의 경우 첫회 경매에서 20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보다 25%나 높은 7천5백20만원에 낙찰됐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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