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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시대 한.중.일 교류 활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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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신석기 시대 한반도와 일본.중국.연해주 등 주변지역 간의 교류를 알려주는 중요한 발굴이 최근 잇달아 이뤄져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실시된 부산 동삼동패총과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패총 (일명 '가운데살막' 패총) 발굴조사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극동지역의 신석기 문화교류 루트가 증명되고 있는 것.

부산시립박물관 조사단 (단장 박유성) 이 발굴한 동삼동패총에서는 강원도 양양 오산리 유적에서 주로 나오는 '결합식' 낚시도구와 덧무늬토기, 우리 나라 빗살무늬토기의 영향을 받은 일본계 소바타 (曾畑) 토기 (BC3500~3000년경) 와 아다카 (阿高) 토기 (BC2000년경) 파편이 다량 출토됐다.

서울대 임효재 교수 (고고학) 는 "돌로 된 낚시축과 뼈로 된 낚시바늘을 끈으로 묶어 만든 결합식 낚시도구는 지난 95년 일본 남부 규슈 (九州) 지방의 오야 (大矢) 유적에서도 발견된 바 있어 오산리 - 동삼동 - 오야로 이어지는 동일한 어업문화가 형성돼 있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단서로 추정된다" 고 말했다.

또 덧무늬토기, 소바타토기, 아다카토기의 파편이 동삼동패총에서 출토된 것으로 미뤄 신석기 시대 초기부터 한반도 남부지역과 일본 규슈지역 간의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동삼동 패총에서는 화산폭발지역에서 주로 생성되는 흑요석 (黑曜石) 원석과 석기 등도 다량 출토됐는데 X형광선 분석 결과 일본 규슈 고시오카 (腰岳)에서 나오는 흑요석과 동일한 것임이 밝혀졌다.

한반도 남쪽에서는 울산 장기에만 흑요석이 출토되는데 석기를 만들만한 재질이 못되며 쓸만한 것은 백두산.회령 등 북부지역이 주산지이다.

따라서 신석기때 한반도 남부에서는 규슈지방에서 나온 흑요석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임교수의 분석이다.

동삼동패총에서는 오산리유형으로 세계 학계에 알려져 있는 납작밑 (平底) 토기의 파편도 함께 출토됐다.

오산리유형 토기는 지난 96년 연해주의 보이스만 (Boisman) 유적에서도 발견된 바 있어 연해주 - 오산리 - 동삼동을 잇는 새로운 신석기 문화교류 루트로 주목을 받게 됐다.

한편 오이도패총에서는 중국 산동 (山東) 반도를 중심으로한 문화를 일컫는 용산 (龍山) 문화의 대표적 토기인 흑도 (黑陶)가 처음 발견돼 신석기 초기 중국과의 교류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임교수는 "7~9월 사이에 해류가 산동반도에서 한반도 중부로 직접 건너오는 것을 보면 이 해류를 탄 교류가 존재했던 것 같다" 고 말했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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