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서울시내 생태공원 둘러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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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쌀도 감자도 고구마도 모두 나무에 주렁주렁 열리는 것으로 아는 도시 아이들. 이런 아이들에게 서울 각 구청에서 운영하는 자연학습공원과 생태공원들은 자연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장소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서울시 운영의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외에 강동구 길동에 생태공원이, 서대문구 (안산공원).영등포구 (문래공원).양천구 (신트리공원).노원구 (등나무공원)에 각각 자연학습장을 갖춘 공원이 있다. 본지 주부통신원들이 이들 공원을 살펴봤다.

통신원들은 "쉽게 볼 수 없는 식물.동물을 볼 수 있어 좋았으나 명패나 설명이 부족한 점은 아쉬웠다" 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 공원들이 생태공원에 있는 자연물에 대해 설명을 따로 붙여놓지 않았고 팸플릿도 비치해두지 않았다.

샛강 생태공원을 다녀온 권순자 통신원은 "자연학습 목적으로 방문하려면 단체로 사전에 예약해 슬라이드도 관람하고 자세한 설명도 듣는 것이 좋겠다" 고 말했다. 10명 이상이라야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샛강 생태공원에는 갈대.물억새.세모고랭이 등 수십 종의 식물, 흰뺨 검둥오리.누치.참개구리 등의 동물, 잠자리.나비 등의 각종 곤충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늘이 별로 없고 주변 도로로부터 소음과 먼지가 심해 쾌적한 관찰을 방해했다.

길동 자연생태공원은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평일 하루 입장객 수를 2백명으로 제한하고 있었는데 정옥선 통신원은 "방학 중 토요일 예약은 한달 전에 이미 마감됐다" 며 놀라워했다.

이곳에서는 '물을 좋아하는 식물' . '식물의 한살이' . '물에 사는 곤충' . '잠자리 생태' . '개구리 생태' . '퇴비 속 곤충' 등을 관찰.탐구 할 수 있다.

토요일에는 생태보전시민모임 자원봉사자들이 상세한 설명을 해주므로 이때 관람하는 것이 학습에 보탬이 될 것 같다고 정통신원은 전한다.

또 부모가 토요일 생태교육을 받고 평일에 자녀와 같이 방문해 천천히 자연을 관찰하고 일지를 쓰게 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추천했다.

한편 길동 생태공원에는 입구 화장실 외에 편의시설이 전혀 없었다. 자연 보호를 위해 물 이외의 다른 음식물 반입도 일체 금지돼있다. 그러나 '식수대 정도는 갖추는 것이 좋겠다' 는 것이 정통신원의 의견이다.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안산공원은 지역 주민을 위한 근린공원인데 1천평 규모의 자연학습장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

노석자 통신원은 "옥수수.보리.쌀.조 등이 심어져 있어 평소 이를 잘 볼 수 없는 어린이들에게 보여줄만 하다" 고 말했다. 이 외에 각종 야생화와 약초도 재배하고 있다. 서대문구청은 인근 초중고교에 이용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주변에 약수터가 여러 곳 있지만 따로 매점은 없으므로 먹을 것은 각자 준비해야한다.

영등포구 문래동의 문래공원에는 동물사육장과 식물학습장이 있다. 일본 원숭이.공작.금계.닭이 있고 토란. 양파. 결명자. 조롱박. 메밀. 율무 등 식물도 볼 수 있다.

김은주 통신원은 "동물과 식물이 다양해서 즐거움을 주기는 하지만 말라죽은 식물이 많고, 저녁에는 취객과 노숙자가 많아 신경이 쓰였다" 고 말했다.

양천구 신정동의 신트리공원은 원예식물원.덩굴 식물원.식용농작물원로 이뤄진 자연학습장을 갖추고있다.

이곳을 다녀온 문 경 통신원은 "빈터가 많아 다소 황량하고 초라해 보였다" 며 자연학습장이 풍성하게 가꾸어지길 희망했다. 아이에게 벼.보리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다른 공원과 달리 이들 식물이 없는 점도 아쉬웠다고. 화장실과 식수대도 불결했다.

노원구 중계3동의 등나무공원에는 벼.들깨.토란.부추 등의 곡류와 야채류, 풀솜대.물레나물.제비동자 등의 야생화를 심어두었다. 이곳은 오가는 이들이 많은 지역인데다 놀이터.정자.등나무 터널 등이 있어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단지 자연학습장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한게 흠. 이정아 통신원은 "이왕이면 자연학습장도 보다 강화해서 인근 아파트 단지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고 말했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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