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또 타기 겁나는 한강유람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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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찌는 듯한 가마솥 더위에 잠을 이룰 수 없어 온가족이 한강시민공원을 찾았다.

한강 둔치에는 수해 뒤끝이라 그런지 진흙이 여기저기 방치돼 있었다.

우리 가족은 마땅히 앉아 쉴 곳도 없고 해서 한강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처음엔 밤바람에 유람선을 타는 것이 즐거울 듯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유람선을 탈 때 접안시설과 유람선 사이를 연결하는 발판이 폭 50㎝ 정도의 좁은 나무판자여서 너무 불안해 보였다.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승선하던 중 유람선이 기우뚱해 유모차를 놓칠 뻔했다.

배에 승선한 뒤에도 사고에 대비한 구명조끼와 튜브, 그리고 안전요원이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유람선의 안내 프로그램도 부실했다.

처음 배를 탔을 때 유람 소요시간만 방송하고는 지나가는 교량.빌딩.섬.도로.지명 등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었다.

한강유람선은 지방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이 서울에 오면 관광코스로 한번 정도는 이용하는 한강의 명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와 안전시설이 전혀 없다니 씁쓸하기만 하다.

황원근 <서울 강서구 화곡6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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