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양상…주가 32P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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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의 수익증권 환매 부분 허용조치 발표 이후 첫날인 13일 우려됐던 대규모 환매요청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선물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채권시장도 장.단기 금리가 함께 오름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이 다소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이날 일선 투신사 및 증권사 창구에는 환매방법 등을 묻는 문의전화가 쇄도했으나 대규모 환매요청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전담직원을 증권사와 투신사에 파견해 창구지도를 했으며, 투신사들은 대우 채권을 분류하는 전산작업에 바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3일 환매요청이 적었던 것은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갑자기 발표돼 투자자는 물론 증권사 직원들도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31.88포인트 떨어진 917.47로 마감됐다.

8.12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며 하락세로 출발한 주식시장은 한때 4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폭락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일반투자자들이 적극 '사자' 에 나서며 하락폭이 줄었다.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수익증권 환매에 대비한 현금확보 차원에서 주식을 대거 내다팔았고, 외국인들도 '팔자' 에 주력해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투자자들이 선물 (先物) 매도에 나서 오전 10시쯤 선물지수가 폭락하자 증권거래소가 시장안정 조치로 선물매매를 일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전날보다 0.16%포인트 오른 9.86%를 기록했고,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도 0.10%포인트 상승했다.

채권시장은 향후 금리 추이에 자신이 없는 기관투자가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거의 없이 호가 (呼價)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정의석 (鄭義錫) 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현재 장세는 전문가들도 추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국면이라 개인투자자들은 섣부른 매매를 자제해야 한다" 며 "대우그룹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시장은 본격적인 상승세 전환이 어려울 것" 이라고 전망했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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