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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 낮추고 매장 최고급으로 … 도요타의 공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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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이달 하순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단장을 하고 있는 서울 논현동 도요타 강남점 건물. 땅값과 건축비를 포함해 1000억원 넘게 들어간 국내 최대 수입차 매장이다. [김성룡 기자]

이달 20일 일본 도요타 브랜드가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2001년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를 들여와 2005년 수입차 1위 고지를 밟은 데 이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 브랜드인 도요타가 상륙하는 것이다. 도요타는 수입차 업계뿐 아니라 국산차 업체에까지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도요타코리아는 20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신차 발표회를 한다. 한국 방문 가능성이 컸던 도요다 아키오 사장 대신 후노 유키토시 해외총괄 부사장이 참석한다. 도요타코리아는 엔화가치 급등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에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어서 한국 고급차와 좋은 경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달 초부터 중형차 캠리2.5와 하이브리드(3.5L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라브4,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4개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을 해왔다. 이미 캠리와 프리우스의 경우 각각 예비 계약이 1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우스의 국내 연비는 L당 30㎞에 근접한다.

도요타는 엔고에도 불구하고 시판가를 경쟁력 있게 책정했다. 캠리2.5는 3550만~3850만원, RAV4(2.5L)는 3200만원 전후, 프리우스는 3800만∼4000만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캠리2.5는 현대차 그랜저2.7 고급형(3300만~3800만원)과 비슷한 가격대다. 그랜저에 없는 운전자 무릎보호용 에어백이 기본으로 달려 있다. 라브4도 투싼iX 고급형(3000만원 전후)과 격차가 크지 않다. 프리우스는 친환경 이미지뿐 아니라 최첨단 연비 인식 모니터를 달아 고급차 고객을 상당수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캠리는 렉서스 ES350과 차체와 동력장치가 같아 렉서스 수요도 상당수 잠식할 전망이다.

도요타 진출에 벤츠·BMW·아우디 같은 고급차 메이커도 긴장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캠리 가격을 의식해 지난달 30일 어코드 가격을 3590만원까지 내렸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판매장=서울 논현동 강남YMCA 옆에 들어서는 도요타 강남점은 1000억원이 넘게 투자됐다. 투자비만 보면 미국 뉴욕의 고급차 매장보다 비싸다. 동양건설산업과 도요타통상이 51대 49으로 합작해 짓고 있는 이 매장은 대지만 4156㎡로 국내 수입차 매장 가운데 가장 크다. 땅값만 500억원이 넘는다. 지하 1층·지상 5층의 통유리 건물로, 1·2층은 전시장, 3∼5층은 사무실로 쓰인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딜러를 모집할 때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제시한 준재벌 기업들이 10개가 넘어 본사에서 직접 선발했다”며 “강남점은 중장기적으로 월 1000대 이상 판매가 가능한 거점 매장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머지 4개 매장도 대단하다. 이들 투자 규모도 각각 500억∼800억원으로 국내 수입차 매장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수입차 업계에선 과투자 문제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하지만 딜러들은 엔고 현상이 수그러들고 차종이 다양해지면 월 1000대 판매는 문제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도 긴장=현대차는 수입 관세(8%)와 엔고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도요타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현대차는 지난달 신형 쏘나타를 내놓으면서 성능이 캠리에 뒤지지 않는 점을 강조했다. 신형 쏘나타2.0 최고급형은 캠리와 가격 차가 400만원이 넘는 데다 성능에서 앞선다는 것.

하지만 내장재의 고급감이나 마무리 품질에선 캠리가 한 수 위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이 도요타에 대해선 고품질 인식이 강해 관세가 없어질 경우 도요타의 국내 승용차 시장점유율이 3%(약 3만5000대)를 돌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태진 기자 ,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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