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승엽신드롬…예상되는 경제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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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승엽 마케팅' 이 뜨고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의 이승엽 (23) 선수가 6일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아시아기록 (일본 왕정치.55호) 경신에 바짝 다가서자 '이승엽' 을 환호하는 관중과 야구팬들을 좇아 유통.스포츠용품.캐릭터.팬시업체는 물론 금융업체까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른바 '이승엽 신드롬' 이다.

LG경제연구원 김재문 (金在文)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박세리 열풍' 이 한정된 계층에 국한된 것이었다면 이승엽은 남녀노소를 모두 커버하고 있어 국내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면서 "업체들로서는 아시아기록 경신 전에 이승엽 이미지를 선점한다면 투자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 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엽이 삼성구단 소속이어서 아직 다른 업체들은 움직임이 없지만 '홈런왕' 등의 이름을 사용해 '이승엽 열풍' 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이승엽이 몰고 다니는 관중 = 삼성구단 대구구장의 올해 게임당 평균 관중수는 7천명 가량. 홈런기록 경신이 이어지면서 연일 만원 (1만3천명) 이다. 경기때마다 5천명 가량의 관중을 더 몰고 다닌 셈이다.

삼성구단 권오택 과장은 "한국기록 경신부터 올시즌이 끝날 때까지 李의 홈런방망이로 늘어나는 관중만 30만명에 달할 것" 으로 추산했다.

입장료를 포함, 사인볼.모자 등이 팔려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40억원 가량의 직접적인 매출효과가 기대된다는 것. 현재까지 단체주문으로 팔려나간 사인볼은 5만개, 모자는 5천개에 이르며 앞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구단은 보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야구장 입구 매장의 사인볼은 물건이 없어 못팔 지경이며 앞으로 이승엽 전화카드와 티셔츠 (배번 36번) .인형 등을 만들 계획" 이라고 말했다.

또 이승엽과 프로야구 이미지를 극대화한 캐릭터사업과 열쇠고리.학용품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팬시상품 개발도 추진할 계획.

◇ 이승엽 마케팅에 열 올리는 삼성 = 삼성플라자는 지난 7월 30일부터 사흘간 '홈런 신기록 대잔치' 라는 이승엽 마케팅을 실시, 매출이 평상시보다 12% 늘어 3억원어치가 더 팔렸고 스포츠매장의 경우 하루 2천만원 이상씩 매출이 증가하는 등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아시아기록 경신을 전후로 이승엽 붐이 고조될 경우 수백억원 이상의 매출증대도 가능할 것" 으로 내다봤다.

'홈플러스' 할인점을 운영하는 삼성테스코 역시 李가 56호 홈런을 쳐 아시아기록을 깰 경우 5천6백원짜리 상품을 개발, 고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이 운영하고 있는 삼성인터넷 쇼핑몰은 李가 올시즌에 칠 홈런수를 맞히는 행사를 실시, 인터넷 쇼핑몰 회원을 끌어들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광고모델.이벤트 등은 물론 장기적인 마케팅을 통해 그룹차원의 '이승엽 사업화' 를 검토 중이다.

◇ 홈런왕 펀드도 나왔다 = 이승엽을 전면에 내세워 주식투자 상품인 '홈런왕주식형펀드' 를 운용 중인 삼성투신증권은 지난 3일 상품을 내놓은 이래 2백억원 이상의 예탁고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서 예탁고 증가율이 가장 높아 그의 홈런효과를 반영하고 있다.

삼성투신측은 이 상품이 한국시리즈가 끝날 때까지는 예탁고 1조원을 무난히 돌파해 대표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미국의 맥과이어.소사 홈런 경제학 = 지난해 두 선수가 홈런경쟁을 벌일 때 프로플레이어라는 기념품 회사는 맥과이어 관련 스포츠의류만 3백50만달러 어치를, 소사용품은 80만달러 어치를 팔았고 라이벌인 QVC사도 신기록 달성 4시간만에 2백60만달러 어치의 맥과이어 관련 미니 야구글러브.사진.방망이 등을 팔았다.

김동섭.표재용.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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