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단지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광규 (38) 박사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그의 직무는 학교때 전공인 수학과는 얼핏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박박사는 "하지만 여러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있을때 그 안에서 규칙을 찾아내는 등의 수학적인 훈련이 프로그래밍에 절대적인 도움이 된다" 고 말한다.
현대 과학의 큰 특징중 하나는 여러 학문 분야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 최근 한국과학재단이 이같은 과학분야간의 상호의존도를 조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재단의 송충한 박사는 5백62명의 국내 과학자를 대상으로 이들이 주전공외에 연구시 필요한 다른 전공분야들을 꼽도록해 의존도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에서 분야 구분은 수학.물리.기계공학 등 12개로 했다.
그 결과 다른 전공분야에서 가장 빈번히 지식을 필요로 하는 학문 분야는 수학.기계.화공 등 3개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문 분야의 전공 지식은 물리.생물 등 다른 9개 학문분야에서 고루 필요로 하고 있었다.
반면 지구과학과 농수산은 불과 2.3 개의 타 (他) 전공과 연계가 있었다.
송박사는 "과학자들은 자신의 전공분야만을 파고드는 것 같지만 실제 이번 조사 결과는 다른 학문분야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전공 선택을 놓고 고심하는 대학신입생이나 고등학생에게도 도움이 될듯. 예컨대 기계나 화공.수학 처럼 다른 학문분야에서도 약방의 감초처럼 필요성이 높은 분야라면 석사나 박사과정에서 인접학문으로 전공변경도 쉽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대전 = 김창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