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신문 1936~40] 케인스 그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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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케인스의 '…일반이론' 은 경제학이 현실학문으로서 환골탈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일반이론' 이 나오기 전의 경제학은 말 그대로 경제 '학' 이었다. 경제라는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경기.실업과 같은 경제현실에는 간여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케인스를 계기로 현실참여를 당연한 일로 여기게 되었다.

당시의 '고전학파' 경제학은 개별시장이 관심의 초점이었다. 국가경제는 개별시장의 합계로만 의미를 가졌다.

그러다 보니 불황이나 실업에 관해서도 수요가 공급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으로 파악,가만히 두면 절로 해소되는 경제현상으로 인식했다. 정부의 역할은 거시경제에 개입하지 않고 공정거래를 위해 개별시장의 왜곡을 시정하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케인스 경제학의 관심은 바로 장기 불황에 있었다. 정부가 불황을 시정할 수 있고 또 그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즉 정부가 돈을 풀고 공공사업을 벌여 경기를 부양해 구조적인 수요부족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제안은 극심한 공황에 빠져 있던 미국에서 채택돼 '뉴딜' 정책의 학문적 바탕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세계경제가 공황을 극복하는 중요한 촉매가 되었다.

그 후 경기조절이 경제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민간경제에 대한 정부개입이 당연시되게 되었다.

김정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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