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운용 틀 불변…성장률 6%, 저금리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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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정부는 최근 대우사태와 호우피해가 경기흐름에 큰 충격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기존의 경제정책 운용틀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대우사태의 경우 오히려 경기의 과열 우려를 식혀주며 자연스럽게 경기상승 속도를 조절해주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엔고' 라는 대외 호재도 국내의 돌출 악재요인을 완화시키는 데 한몫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오석 (玄旿錫)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4일 "정부는 대우사태 등으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6%선을 수정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고 말했다.

玄국장은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올 성장률 전망치를 8%까지 올린 상황에서 정부가 6%선으로 잡은 것은 대우 등의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염두에 뒀기 때문" 이라며 "대우사태는 구조조정 의지를 다지면서 경기의 과속을 억제해주는 측면도 있다" 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대우사태가 소모적인 금리논쟁을 누그러뜨려 정책방향이 오히려 선명해졌다고 보고 있다.

강봉균 (康奉均) 재경부장관은 4일 국회 재경위에서 "정부는 대우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저금리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통화도 충분히 공급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康장관은 "인플레 압력에 대응한 선제적 금리정책은 4분기에 가서 검토해도 늦지 않다" 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호우피해도 경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주요 공단지역과 곡창지역인 남부지방은 침수된 곳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엔화강세도 경제운용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김대유 (金大猷) 재경부 종합정책과장은 "호황을 지속한 미국경기가 금리인상으로 조정기로 들어서는 시점에 엔고 호재가 나왔다" 며 "올들어 해외요인이 우리 경제에 절묘하게 도움을 주고 있다" 고 말했다.

金과장은 "올 상반기 중 일본경기가 나쁜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일본에 대한 수출물량은 늘었다" 면서 "최근의 엔고는 우리 상품의 대일 (對日) 수출을 늘리고 국제시장에서 일본의 경합상품들과 경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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