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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내일 새벽 광화문광장에 납시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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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종대왕 동상 운반 작전’이 6일 0시부터 펼쳐진다. 지난 4월 제작에 들어간 세종대왕 동상은 현재 경기도 이천시의 한 주물 작업장에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무게 20t, 높이 6.2m의 동상은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막된다. 이순신 장군 동상의 뒤편 약 210m 지점이다. 서울시 황치영 도심활성화담당관은 “광화문광장까지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교통 혼잡이 덜한 심야시간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세종대왕 동상은 ‘로 베드 트레일러’라고 불리는 무진동 특수 차량이 실어 나른다. 차량은 무게 약 17t, 길이 16.7m에 달한다. 이천 작업장에서 광화문광장까지의 거리는 110㎞. 보통 승용차로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안전상 평균 시속 30~40㎞로 달려 네 시간 정도 걸릴 예정이다.

동상의 폭은 차량 폭보다 1.5m가량 넓다. 차량 바깥으로 튀어나온 동상의 일부분이 다른 차량이나 난간, 전봇대, 교통표지판 등과 부딪칠 우려도 있다. 이에 현장 점검을 통해 고속도로가 아닌 2차로 이상 일반국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천(3번 국도)~광주(3번 국도)~하남(43번 국도)~미사리~올림픽대로~올림픽대교~강변북로~한강로를 거쳐 세종문화회관 앞에 진입한다. 황치영 담당관은 “트레일러 차량 앞뒤에 호위 차량을 두고 20억원짜리 대물보험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세종대왕 동상이 도착하면 무게 270t급 초대형 크레인이 기다린다. 크레인은 26m 길이의 팔로 동상을 들어올린 뒤 이미 설치된 기단(높이 4.2m)을 향해 서서히 회전해 올려놓는다. 동상이 기단 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기단을 포함해 총 10.4m 높이의 세종대왕 동상이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동상 설치 작업 중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광장 방면 편도 5차로 중 3차로를 부분 통제한다. 동상이 기단 위에 자리를 잡는 데는 3시간 정도 걸려 6일 오전 7시쯤 ‘작전’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동상 제작을 맡은 김영원(62) 홍익대(조소과) 교수는 “세종대왕의 동상은 40대 후반의 얼굴에 미소를 띤 것이 특징”이며 “국민 모두가 위안받을 수 있는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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