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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매직 … “갈 데까지 가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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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홍명보 감독(가운데)이 3일(한국시각)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 C조 3차전에서 미국에 3-0으로 완승한 뒤 대표선수들을 껴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수에즈=연합뉴스]

“갈 데까지 가 보겠다.”

16강전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 밝힌 짧지만 강한 출사표다.

홍명보팀이 6일 오전 3시(한국시간) 파라과이와 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장소는 카이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이다. 조별 예선을 통과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홍명보팀은 파라과이를 물리칠 경우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했던 1991년 포르투갈 대회 이후 18년 만에 8강에 진출하는 역사를 쓰게 된다.

◆한국의 창 vs 파라과이 방패=개막전에서 카메룬에 아쉽게 0-2로 패한 한국은 독일과의 2차전부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공격이 활기를 띠고 있다. 3차전에서 미국을 3-0으로 완파하며 선수들의 사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독일과 미국전에서 효과를 본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올 홍명보 감독은 서정진·김민우·이승렬 등 측면 요원들의 스피드와 돌파에 한번 더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은 조별 예선 3경기에서 4골을 넣고 골대를 세 차례 맞히는 등 공격에서 파라과이(3경기 2골)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파라과이는 ‘남미의 이탈리아’라는 별명답게 이집트·이탈리아·트리니다드토바고 등을 상대로 한 A조 예선에서 단 한 골밖에 실점하지 않았다. 수비수들이 신장은 크지 않지만 좀처럼 결정적인 슈팅을 허용하지 않는다. 공격에서는 이집트전 선제골 주인공인 장신 스트라이커 페데리코 산탄데르가 경계 대상이다.

홍 감독은 “카메룬은 체격이 큰 데다 개인기와 스피드를 겸비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남미 선수들은 체격이 우리와 비슷해 고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 기량이 탁월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얼마나 잘 봉쇄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도 조직적으로 잘돼 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수는 잔디=홍명보팀은 조별 예선이 치러진 수에즈 무바라크 스타디움의 미끄러운 잔디 적응에 애를 먹었다. 파라과이와 16강전이 열리는 카이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은 또 다른 그라운드 조건이다. 반면 파라과이는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조별 예선 2경기를 치렀다. 그라운드 적응 면에서는 파라과이가 유리하다. 또 2일 조별 예선을 끝낸 파라과이는 한국보다 하루 더 휴식을 취했다.

홍명보 감독은 “사전 훈련은 안 된다고 들었다. 운동화를 신고 잔디를 한 번 밟게 해 준다고 했으니 그 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파라과이는 전형적인 남미 스타일의 강호지만 잘 준비하면 해볼 만하다”며 “부상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오재석의 오른쪽 풀백 자리를 제외하고는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 파주에서부터 체력 훈련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해 왔기 때문에 선수들이 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이 16강에서 파라과이를 꺾는다면 8강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F조 3위)-가나(D조 1위) 승자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된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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