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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지붕 맞수'] 소형 SUV 레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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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 현대자동차 ‘투싼’

▶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투싼이냐, 스포티지냐."

한지붕 두 가족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시장에서 한판 격돌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가 3월 '투싼'을 먼저 내놓은 데 이어 기아차도 지난 17일 '스포티지'를 선보였다.

이들은 아반떼의 주요 부품을 함께 사용하는 '형제차'로 같은 엔진(2.0 CRDi 디젤)을 쓰고 있다. 20~30대 젊은층과 여성을 주소비층으로 잡은 것과 세단의 승차감, SUV의 활동성을 접목한다는 점도 같다.

연비는 투싼과 스포티지가 각각 14.5㎞/ℓ, 14.6㎞/ℓ(2륜구동, 수동 기준)로 비슷하고 최고 출력은 두 차량 모두 115마력이다.

가격도 최저가 모델(2륜구동, 수동)을 기준으로 투싼 JX는 1452만원, 스포티지 LX는 1472만원으로 비슷하다.

SUV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의 경우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판 전체 승용차(21만9374대)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31.4%(6만8981대)였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판 승용차 11만2021대 중 SUV 차량이 31.2%(3만4996대)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소형 SUV는 고유가.주5일제와 맞물려 거의 유일하게 뜨는 차"라며 "현재 추세라면 연간 10만대 이상 시장규모로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격돌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아가 2000년 7월 출시한 '옵티마'가 이듬해 1월 선보인 현대차의 '뉴EF소나타'와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에도 두 회사가 동일한 엔진 등 주요 부품을 사용했으나 결과는 현대차의 '한판승'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기아차의 주장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일반 승용차와 달리 SUV 시장에서는 기아차의 명성이 현대차에 뒤지지 않는다"며 "특히 스포티지는 디자인과 내부사양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중고차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현대차의 브랜드 파워가 월등하다"고 말했다.

스포티지는 23일 현재 1만366대가 계약됐고, 투싼은 22일 현재 3만8215대가 계약됐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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