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수사 이모저모] 申 치켜세우면 표정 밝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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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탈주범 신창원 (申昌源.31) 은 서민의 돌반지까지 훔친 잡범이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임신한 여자 친구를 유흥업소에 내보낸 적이 있는 파렴치한 면모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9년 경찰의 추적을 피해 대구로 피신했던 申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애인 (당시 16세) 을 유흥업소에까지 보냈었다고 수사팀 한 관계자가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그는 일기장에 '여자 친구를 다방에 내보내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고 적고 있지만 자신은 임신한 애인을 유흥업소에 보낸 이중적인 인간이고 따라서 일기는 '홍보용' 으로 분석된다" 고 말했다.

○…조사팀은 申을 치켜세우는 방법으로 그의 범죄 행각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사관은 "申은 자신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조금만 치켜세우면 표정이 밝아지며 범죄 사실을 순순히 털어놓은 반면 조금이라도 윽박지르면 입을 꼭 다물고 진술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고 말했다.

○ …경찰조사 결과 申은 휴대폰으로 동거녀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고 '최근 통화 확인' 기능을 이용해 수시로 동거녀들의 통화처까지 확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申이 지난해 여름 朴모 (22.여) 씨와 헤어진 것도 朴씨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친구와 통화한 것을 수상히 여긴 申이 이를 심하게 다그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별조사팀 김명수 (金明洙) 팀장은 발표문을 통해 "탈옥범을 조기에 검거하지 못해 申이 도피 중 저지른 각종 범죄행위로 피해를 본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며 "이 사건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자체 기강을 철저히 정립하면서 정직하고 성실한 직무 수행만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첩경임을 명심하겠다" 고 다짐했다.

○…申의 고향인 전북 김제시 금구면 하신리 개전마을은 그가 검거되면서 평온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 마을 90여명의 주민들은 申이 출몰할 때마다 첩보를 얻으려는 경찰과 기자들의 전화나 질문에 일일이 답하느라 농삿일에 방해를 받는 등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었다.

특히 지난해 3월 申이 마을 인근 금천저수지에 나타난 뒤부터는 여러차례 40여명의 경찰이 투입돼 주민들이 불안감에 시달려왔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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