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가짜 양주 휴대전화로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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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술집을 내 집처럼 들락거리는 술꾼들도 술을 시킬 때마다 찜찜해하는 게 있다. ‘가짜 양주’다. 하지만 ‘가짜 양주’가 자취를 감출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무선인식기술(RFID)을 이용해 진품을 가려내는 시스템이 단계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양주의 진품 여부와 유통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주류유통정보시스템’을 만들어 10월 1일부터 연말까지 2차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지난해 1차 시범 운영은 수도권 일부 업소에서 양주 한 종류만으로 실시됐다.

2차 시범 운영 대상은 서울 강남지역 유흥주점 1045곳과 이들과 거래하는 주류도매상 150개 업체다. 이 기술을 적용하는 양주는 200만 병으로 윈저 12·17년(디아지오코리아), 임페리얼 12·17년(페르노리카코리아), 스카치블루 12·17·21년(롯데칠성음료)이다. 제조사들은 양주를 만들 때 병마개 안쪽으로 상품 정보가 담긴 전자태그를 부착한다. 소비자들은 술집에 비치된 인식기를 휴대전화에 연결해 병마개를 열기 전에 전자태그에 갖다 대면 양주가 진품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휴대전화 화면에 제조업체, 용량 등의 정보가 나타나면 진품이고 아무 정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가짜 양주다. 전자태그는 병마개를 열 때 파손돼 다시 쓸 수 없다. 국세청은 내년에는 서울 전 지역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2012년엔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위스키에 전자태그를 부착할 계획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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