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미국, 중국의 부상 보며 두려움 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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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굴기는 ‘부상(rise)’이라기보다 ‘부흥(revival)’이라고 보는 게 낫다.” 지난 9월 8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3세 동북아정책연구센터장의 말이다. 중국과 대만 문제에 정통한 그는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총괄담당 국장 등과 함께 워싱턴 내 대표적인 중국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Q. 중국의 부상이 세계적 화두다. 당신은 중국의 부상을 어떤 측면에서 느끼고 있는가.

“크게 세 가지 방면에서 실감하고 있다. 첫째는 경제적 측면이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굳이 수치를 들어 얘기할 필요가 없다. 둘째는 군사력이 체계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군사력은 과거 방어적 성격에서 이제는 외부에도 투사할 수 있는 힘으로 성장하고 있다. 셋째는 제조업 분야에서의 부상이다. 중국산 제품 없이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로 돼 버린 게 현실 아닌가.”

Q. 중국의 부상을 미국 사회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미국의 주류 사회는 중국의 부상을 우선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로 뒤이어 ‘아마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경제적 협력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외교안보적 측면에서 중국과 협력해 현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회라고 본다. 그러나 이면엔 중국의 부상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Q. 중국의 힘이 이번 세기 안에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이 문제는 힘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올 것이다. 중국 전체의 GDP가 미국을 넘어설 수 있겠지만 1인당 GDP는 여전히 미국이 높을 것이다. 군사력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국은 탄력이 넘치는 사회로 곧 힘을 회복할 것이다. 국가의 힘은 대부분 경제가 강한 데서 나온다. 경제가 강해야 사회가 강해지고 교육을 강화해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 인재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해낸다. 미국의 인재는 우수하다. 비록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이 훌륭한 인재들을 바탕으로 계속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해낼 경우 미국과 중국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Q. 오바마 정부의 대(對)중국 정책은 과거 부시 정부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오바마와 부시 정부의 차이점은 대이란 정책에서 잘 드러난다. 오바마는 부시와 달리 이란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열린 마음을 보여줬다. 이는 문제가 미국에 있지 않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중국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정부는 중국과 충분한 소통을 하면서도 부시 정권 때 추락한 미국의 권위를 회복시키려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워싱턴=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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