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이색음반 2선] '인디파워', '코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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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한여름 가요계에 색다른 리메이크 음반 2장이 나왔다.

언니네 이발관, 노이즈 가든, 레이니 선, 위퍼 등 실력파 언더밴드 14팀이 기성가요를 제멋대로 뒤틀어부른 '인디파워' (록레코드) . 그리고 안전지대.구보타.X재팬 등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일본가수 '빅3' 대표곡 10곡을 국내 신인가수들이 번안해 부른 '코판' (코리아와 재팬) 이 그것. 두 음반은 우리 가요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인디파워' 는 '아빠의 청춘' 을 징징대는 기타에 헝클어진 고성 (高聲) 을 얹은 '하드코어' 버전으로, 핑클의 '내 남자친구에게' 를 빠르고 짜릿한 '네오펑크' 버전으로 1백80도 비틀어놓았다.

'언더' 에 대한 대중의 거리감을 없애려고 기획됐다는 이 음반에서 밴드들은 기성가요의 상업성을 은근히 비꼬는 한편 본인들 또한 그 노래들의 팬이었음을 자인한다.

'코판' 은 '이 음반 안가진 대학생은 간첩' 이랄 만큼 국내에서 사랑받은 3대 일본가수들의 히트곡을 고스란히 옮겨냈다.

국내 암시장에서 1백만장 넘게 팔렸다는 그룹 X재팬의 '세이 애니싱' , 역시 1백만장을 자랑하는 안전지대의 '투나잇' , 20만장이 팔렸다는 구보타의 '세이크 잇 파라다이스' 등 가사만 한국어일 뿐 원곡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코판' 기획자 조광호씨는 이 음반에 대해 "한국 발라드가 80년대 일본가요 스타일을 얼마나 베꼈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거울' " 이라고 자평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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