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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국가대표 예그린, 여자유도 기대주로 부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한국 여자유도에 새별이 떴다.

고교생 (비봉종고3) 으로 유일하게 국가대표 48㎏급에 발탁된 예그린 (18) . 안양 석수초등학교 5학년 때 뚱뚱한 몸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던 예는 한달만에 10㎏을 감량하고 유도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다.

아마추어 레슬링선수로 활약했던 아버지 예송 (46) 씨는 새벽 조기축구에 딸을 데리고 나가 운동의 즐거움을 가르쳤고 밤이면 함께 유도복을 입고 대련하며 힘을 키워줬다.

예는 비봉중 시절부터 대형 유도선수들의 공통된 특기인 업어치기를 화려하게 구사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동갑내기 중에서는 적수를 찾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이 체급 최강자 박성자 (용인대) 를 꺾고 국가대표에 발탁돼 김미정.조민선 등 선배들처럼 차근차근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

얼굴에 주근깨가 채 가시지도 않았고 태릉선수촌에 함께 있는 오빠선수들을 보면 가슴이 설레는 사춘기 여학생인 예지만 남모르는 그늘도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운동을 하며 친자매처럼 지낸 친구 이현주가 지난 봄철대회를 앞두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현주는 중학시절 예와 함께 각종 대회를 휩쓸던 유망주였으나 늘어난 체중을 갑자기 줄이려 음식을 먹지 않고 버티다 사고를 당했다.

예그린은 " '함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자' 던 현주의 뜻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 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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