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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 갈수록 '간큰 범행' 저질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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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탈옥수 신창원 (申昌源.31) 은 탈옥 후 경찰 경계망을 비웃듯 전국을 안방처럼 누빈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에 두 번꼴로 강.절도 행각을 벌였다.

또 탈주 뒤 한동안 단순 절도만 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질강도 등으로 흉포해졌다.

경찰 특별조사팀이 20일 밝힌 申의 범죄 내역은 97년 상반기부터 올 5월 중순까지의 것이다. 서울 용산구 청담동 및 한남동 강도 사건을 비롯해 서울.경기.충남.경남.경북 등에서 모두 64건의 강.절도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申이 강.절도한 것으로 공식 확인된 금액은 서울 청담동에서 인질강도로 빼앗은 2억9천만원을 비롯해 총 5억여원에 이른다.

申은 97년 8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삼성동.도곡동.개포동.가락본동.서초본동 등 서울 강남 지역에서만 8건의 절도를 했으며 이 가운데는 2천4백여만원.1천5백만원 등 거액 절도도 포함돼 있다.

이후 申은 성남.수원.용인.의왕.평택 등 경기도 일대를 돌며 절도를 하다 97년 11월부터는 다시 서울 송파구.강남구 일대에서 15만~3백80여만원의 절도를 계속했다.

그는 주로 도시가스배관을 타거나 베란다를 통해 피해가정에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申은 지난해초부터는 충남 연기, 경북 구미.칠곡, 대구 등 전국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했으며 지난해 5월 18일 경북 상주에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도주한 이후엔 다시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집중적으로 절도행각을 벌였다.

탈주 첫해인 97년 申은 40건의 범죄를 저질렀지만 모두 단순절도였다.

대상도 중산층으로 했다. 이는 그가 이 기간에 범죄를 저지른 지역을 봐도 짐작이 간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용인군 수지읍, 경기도 의왕시, 서울 잠실동, 안양시 길산동 등 중산층 밀집지역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탈주한 뒤 1년을 넘기면서 그의 행동은 대담해졌다" 며 "더 오래 숨어있었다면 큰 사건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다.

인질 강도극을 벌이는가 하면 경찰과 부유층에 적대감을 나타내고 급기야 "살상무기를 구입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고 했다.

자신감을 얻은 申은 서울 한남동 등 부유층 밀집지역을 주요 범죄대상으로 삼기 시작했으며, 각종 흉기를 갖추고 인질강도극을 벌였다.

申은 일기에서 "나는 이제 인간이기를 포기하겠다. 인간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만들고 사용하는 법을 안다. '전쟁' 이 벌어지면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며 적의를 다지고 있었다.

조사팀은 "申의 탈출 후 행적과 범행에 대한 조사는 거의 마무리된 단계" 라고 밝혔다.

김기찬 기자, 부산 =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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