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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남성영화 2편 31일 개봉…'유령' '인정사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기껏해야 10명 남짓한 영화계의 남성스타중 그 절반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힘있는 '남성영화' 를 표방한 두 작품이 31일 개봉되기 때문이다.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신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와 '비트' 등 최근 몇년간 짱짱한 기획물을 거듭 내고 있는 우노필름의 '유령' 이 그 영화다.

두 작품에는 출연료 1억원대 이상의 남성스타가 무려 5명이나 등장해 치열한 연기 대결을 벌인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쉬리' 이후 잠시 단절됐던 한국영화의 흥행가도를 이 두 작품이 다시 이어 줄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먼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는 '국민배우' 안성기 (44) 의 주연 복귀 무대인데다 코믹 연기를 지향했던 박중훈 (33) 의 변신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여기에 신예 장동건 (27) 이 합세, 스타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는 '첫사랑' 의 이명세 감독이 연출한 '인정사정…' 은 정통 액션물. '투캅스' 이후 6년만에 호흡을 맞춘 안성기와 박중훈은 전작들에서 구축한 기존 이미지에서 1백80도 탈바꿈했다.

'모범가장형' 의 안성기는 변신술에 능한 냉혹한 살인자 (장성민) 로, 껄렁껄렁한 박중훈은 우직한 집념의 형사 (우형사) 로 출연한다.

킬러 역을 위해 안성기는 '레옹형' 으로 머리를 짧게 깎는 열정을 보였고 박중훈 또한 6개월간 실제 형사들을 동행하며 잠복술 등을 익혔다.

그 덕에 박중훈은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의 행색만봐도 범죄자인지 알 것같다" 고 호언할 정도. 둘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중 (雨中) 격투를 벌이는 데, 이 감독은 "이 장면이야말로 액션영화 미학의 결정판이 될 것" 이라고 자신했다.

장동건은 지성파 형사로 박중훈의 조수 역을 맡았다.

뮤직비디오와 CF감독 경력을 바탕으로 충무로에 첫 입성하는 민병천 감독의 데뷔작인 '유령' 은 세계적으로도 잘 시도되지 않는 잠수함 영화다.

'크림슨 타이드' 류의 함내 반란을 다룬 작품으로 핵보유국에 대한 영화적 열망을 두 주인공 (최민수.정우성) 의 대립으로 풀어낸다.

'쉬리' 처럼 일종의 반공 이데올로기를 언급하진 않지만, 강대국을 향한 국민적 관심사를 증폭시키는 데 한몫할 요소들을 고루 갖췄다는 평이다.

'터프가이' 의 대명사 최민수 (37) 의 역할은 핵잠함 '유령' 의 부함장 202.강인한 조국을 꿈꾸며 열강을 향해 핵미사일 공격을 명령하는 국수주의적 민족주의자다.

여기에 논리적으로 맞서는 인물이 엘리트 장교 정우성 (27) .최씨는 '테러리스트' 등 전작들에서 보여준 특유의 카리스마를 그대로 갖고 가지만, 정씨는 "이 영화를 통해 그간 쌓아온 반항적 아웃사이더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고 싶다" 고 말했다.

'유령' 은 이 두 스타외에 잠수함 미니어처 촬영 등 국산 신기술로 무장된 각종 SFX (특수효과) 의 활용도 볼거리로 꼽힌다.

요즘 한석규.박신양.최민식 등 신진세력들의 급부상으로 인해 은막의 2선으로 물러난 안성기.박중훈.최민수 등이 어떤 모습으로 대중앞에 재등장할 지 궁금하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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