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적지에서 먼저 웃었다.
◆다승왕의 위력=정규시즌 공동 다승왕(14승)인 롯데 조정훈의 호투가 빛났다. 조정훈은 7과3분의2이닝 동안 다섯 개의 안타만을 내주며 2실점으로 막아내 팀 승리에 최고 수훈을 세웠다. “조정훈이 불펜 투수들의 힘을 아껴줄 것”이라고 말한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의 믿음에 화답하는 역투였다.
2005년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에 출장한 조정훈은 2만9000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두산 타자들은 조정훈의 주무기인 원바운드성 포크볼에 헛스윙을 연발하며 7개의 삼진을 헌납했다. 3회까지 퍼펙트로 막은 조정훈은 4회 2사 뒤 김현수에게 솔로 홈런을 맞기는 했으나 이후 5회 2사 만루, 7회 무사 1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기며 승리를 지켜냈다.
◆주장이 앞장섰다=롯데 타선에선 주장 조성환의 맹타가 돋보였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3연패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올해는 승리에 집중하겠다”고 말한 조성환은 공·수·주에서 활약하며 약속을 지켜냈다. 4회 2루 도루 때 상대 투수의 폭투가 나오자 3루까지 내달려 선제 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조성환은 2-1로 앞선 8회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우중간 3루타를 터뜨렸다. 4타수 4안타·1타점·2득점의 성적. 2루 수비에서도 좌우로 빠질 듯한 타구를 잇따라 잡아내는 투혼을 보여줬다.
신화섭 기자